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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한국경제] 하반기 경제 4대 변수 급부상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2 17:20

수정 2018.05.22 20:38

[기로에 선 한국경제] 하반기 경제 4대 변수 급부상

올해 한국 경제는 2년 연속 3% 성장 기대감으로 시작됐다. 1·4분기까지는 순항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둔화 국면 진입 여부'를 놓고 정부와 민간에서 논쟁이 불붙고 있다.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효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경기흐름이 순탄치 못하다는 방증이다. 더구나 올 하반기는 연초에 비해 변수들이 많다. 특히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와 환율 움직임, 회복이 더딘 외국인 관광객 등이 올 하반기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적극적인 정책대응에 실패한다면 올 하반기에 경기하방 압력은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유가, 금리 끌어올리나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4.91달러다. 올 초만 해도 배럴당 60달러 초반 수준이었지만 이달 들어 70달러를 넘기고 있다. 유가 상승은 글로벌 금리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물가가 오르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 압박을 받는다"며 "올해 미국 금리인상 횟수가 (예상보다) 한 차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게 된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기준금리 폭이 50bp(1bp=0.01%포인트)까진 제한적 영향만 나타냈지만 100bp까지 벌어지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월평균 2조7000억원 이탈했다. 현재 한.미 금리역전 폭은 25bp다. 미국이 올 하반기에만 3차례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차는 100bp까지 확대된다.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올 하반기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연결된다면 가계와 기업에 이자비용 확대는 물론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원화강세, 수출기업 악영향 불가피

환율은 지난 17일 정부 발표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방안'이 변수다. 정부는 앞으로 6개월마다 외환 순거래 내역을 시장에 공개한다. 전문가들은 이 방안만으론 시장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원화강세 상황이 오면 원화값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재료로 충분히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반기에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끝나고 경원선 복원 등 남북경제협력(경협)이 가시적 이슈로 부각되면 올 3.4분기 원화는 강세로 갈 것"이라며 "정부의 시장개입이 제한된다고 판단될 경우 환율은 거침없이 아래(원화강세)로 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기업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원화강세까지 나타나면 올 하반기 수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총 수출은 0.51%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엔 환율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미 원.엔 환율은 970원대로 하락해 있다. 추가 하락이 발생한다면 자동차.조선.철강 등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업종의 가격경쟁력 악화와 이에 따른 수출부진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자동차.조선.철강 업종의 경우 올 들어 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 내수 변수로

외국인 관광객 회복이 하반기 내수 소비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내국인의 해외소비가 가파르게 늘면서 국내시장의 소비위축을 부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75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 69억6000만달러, 지난해 4.4분기 73억5000만달러에 이어 3분기 연속 사상 최대기록 경신이다. 해외소비의 증가는 원화강세, 연휴 등으로 내국인 출국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소비 증가의 상당부분이 해외 재화나 서비스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내수 관련 국내 소비 파트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상쇄할 수 있는 것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크게 준 외국인 관광객 회복이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및 소비 회복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사용한 카드 금액은 전 분기보다 1.1% 감소한 20억7300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는 15.5% 감소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내수 소비 개선은 물론 일자리 확대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 하반기 내수 회복의 '열쇠'로 작용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실물지표에서) 관광객을 무시할 수 없다"며 "흑묘(黑猫.검은고양이)든 백묘(白猫.흰고양이)든 외국 사람이 많이 들어와야 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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