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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구본무 회장 발인…유지 따라 곤지암 인근서 '수목장'으로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2 13:11

수정 2018.05.22 13:11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이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맏사위 윤관 블루벤처스 대표가 영정사진을 들고 구본준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친지, LG 계열사 임직원 100여명이 운구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이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맏사위 윤관 블루벤처스 대표가 영정사진을 들고 구본준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친지, LG 계열사 임직원 100여명이 운구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한국 경제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22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뤄진 발인식은 평소 소탈했던 고인의 인품 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가족장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이날 발인식은 구 회장의 유족 및 친지들이 오전 8시께 운구를 위해 서울대 장례식장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서 시작됐다. 이어 비공개 발인식이 진행된 뒤 8시 30분께 유족들이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운구했다. 취재진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장례식 과정중 유일하게 이날 운구 과정만 공개됐다. 고 구 회장의 유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그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장면이라도 공개하는 게 도리라는 유족들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의 운구는 친족, LG그룹과 계열사의 주요 임원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량에 실렸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허영만 화백,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고인이 생전에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도 그의 마지막 가는길을 배웅했다.

구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벤처스 대표는 유족들을 대표해 영정사진을 들고 앞섰다. LG그룹 소속 직원과 과거 구 회장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비서 6명이 상여를 들었다. 구 회장의 양자이자 유일한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영정사진과 상여의 뒤를 담담한 표정으로 따랐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구 상무의 뒤를 따랐다.

상여가 운구차량에 실리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유족 중 한명은 "너무 아까워 어떡하면 좋으냐"며 오열했다. 양손을 앞에 모은 채 서있던 구본능 회장은 눈시울이 붉어지자 이내 고개를 떨궜다. 줄곧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던 구본준 부회장도 눈물을 참기 어려운듯 연신 하늘을 바라봤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역시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따랐다.

운구차량에는 아들 구 상무와 사위 윤 대표가 탑승했다. 차량은 화장을 위해 곧장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했다. 구 회장의 장례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화장한 뒤 유해를 곤지암 인근 지역의 나무뿌리 옆에 묻는 수목장 형태로 진행된다. 구 회장은 생전에 '화담(和談)'이라는 자신의 아호를 따 생태수목원 '화담숲'을 지었을 만큼 자연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았다. 발인 이후의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이희범 평창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가족은 아니지만 고인과 생전에 가깝게 지내서 왔다"며 "(재벌 총수 중에) 이렇게 간소하게 수목장을 지내는 것은 처음 보는 듯 하다"고 전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구 회장을 찾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평소 정말 존경했는데 너무 일찍 떠나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故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친지와 LG 계열사 주요 임원들이 운구차를 배웅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앞쪽 왼쪽부터 구본식 희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 구본식 희성전자 부회장, 구자열 LS 회장, 구자용 E1 회장. /사진=박범준 기자
故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친지와 LG 계열사 주요 임원들이 운구차를 배웅하고 있다. 앞쪽 왼쪽부터 구본식 희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 구본식 희성전자 부회장, 구자열 LS 회장, 구자용 E1 회장. /사진=박범준 기자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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