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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앞두고 민주당으로 쏠리는 후원금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1 12:19

수정 2018.05.21 12:19

민주당 상원 후보 후원금, 공화당의 약 4배
민주당, 진보진영의 反 트럼프 정서를 
선거자금 모금으로 연결
미국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로이터=연합
미국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로이터=연합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2018년 미국 중간선거를 향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예비선거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선거 후원금 모금에서 공화당에 앞서며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분석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간주되는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트럼프에 대한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반감을 활용해 선거자금 모금에서 공화당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 아니면 둘 중 하나에서라도 다수당이 될 경우 트럼프의 집권 3년과 4년차 국정 운영이 무력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또 민주당의 하원 장악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트럼프에 대한 탄핵 절차 개시를 의미하게 될 수도 있다.

FT의 후보자 선거 후원금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은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을 자금 모금으로 연결했다. 경합이 치열한 하원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후원금 중간치는 50만3000달러로 공화당 후보 보다 15% 앞선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려면 지금보다 의석수를 23석 늘려야 한다. 상원 민주당 후보들의 모금액 중간치는 지금까지 710만달러로 공화당 모금액의 거의 4배에 달한다.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탈환을 위해서는 2개 의석이 추가되어야 한다.

민주당은 최근 몇몇 보궐 선거에서 목격된 높은 투표율은 민주당의 하원 장악, 어쩌면 상원 탈환까지 가능케 해줄 '푸른 물결'의 증거라고 주장한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발행인 찰리 쿡은 FT에 정치 후원금 모금은 많은 민주당원들이 트럼프를 미워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한다. 그는 "미국 정치, 특히 선거 참여도가 낮은 중간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정서는 애정이 아니라 미움"이라고 말한다. 쿡은 "만일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선거구민의 다수가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상황 중 택할 수 있다면 나는 유권자 다수가 내가 반대하는 후보를 미워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며 "그것은 슬픈 일이지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도는 몇 개월 전에 비하면 개선됐지만 역사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낮다. 다양한 여론 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평균치를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조사 대상 미국인의 45%가 트럼프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낸 반면 40%가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책임정치센터에 따르면 하원선거에 관여하고 있는 민주당 의회 선거 위원회(DCCC)가 이번 선거 사이클에 전국적으로 모금한 정치 후원금은 1억4000만달러로 공화당의 1억1600만달러를 앞선다. DCCC 대변인은 이번 선거전에 처음 민주당에 후원금을 낸 사람만 34만명이며 전체 후원금의 약 60%는 소액 후원자들을 통해 모금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비선거를 통해 목격된 민주당원들의 뜨거운 반(反) 트럼프 열기는 자칫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에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분석기사에서 지난주 펜실베이니아와 네브라스카 등 4개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진보 성향이 매우 강한 후보들이 승리한 것은 민주당 지도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앨라배마주 상원 보궐선거와 금년 3월 펜실베이니아 하원 보궐선거에서 입증됐듯이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나 경합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중도 유권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온건한 후보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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