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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체제로] '40세 총수' 구광모 체제 조기안착 위해 부회장 6인이 보좌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0 17:28

수정 2018.05.20 20:48

LG 4세 경영 개막
체제 변화 부작용 최소화..구 상무 조만간 승진 전망
'젊은 회장' 혁신에 장점..전장 등 신사업 속도 낼듯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20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LG가(家) 장자인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에 이어 LG 경영권을 승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20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LG가(家) 장자인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에 이어 LG 경영권을 승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구본무 LG 회장이 별세하면서 재계의 눈은 유일한 후계자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로 향하고 있다. LG는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가풍을 바탕으로 '구광모 체제'를 빠르게 안착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갑작스러운 체제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당분간은 6인 부회장 협의체제를 중심으로 구 상무의 그룹 장악을 위해 전방위에서 보필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총수 어깨에 LG 미래 달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공식적으로 4세 경영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이 안건은 다음달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구 상무는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LG의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르게 구본준 부회장이 구 상무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장자승계 원칙을 확실히 지키고 전통을 재확인하는 LG가(家)의 의지"라고 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구 상무의 승진이 점쳐진다. 상무 직급의 등기이사는 전례를 찾기 힘든 데다 이제 대내외적으로 공식적인 총수가 됐기 때문에 직급도 관례에 맞추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총수 자격으로 업무를 보기 위해서라도 승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구 상무는 LG의 유일한 후계자여서 매년 말 인사철이면 LG의 승진대상 제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그의 승진은 없었다.

LG 측은 구 상무의 승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LG의 또다른 관계자는 "다음달 주주총회 안건에는 구 상무의 등기이사 선임 건만 올라가 있다"며 "(회장직은) 급히 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다음 이사회를 기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젊은 게 메리트' 전장·신사업 가속

구 상무는 올해 40세의 젊은 나이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게 됐다. 재계의 사례를 보면 김승연 한화 회장이 20대, 최태원 SK 회장이 30대, 이건희 삼성 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이 40대에 회장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절대적인 나이보다는 내부 구성원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40대로서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데다 회사 안에서 묵묵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온 터라 구 상무의 실력을 모두 알고,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LG그룹은 장자승계의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강도 높은 경영수업을 하기로 유명하다. 구 회장 역시 지난 1975년 LG화학의 심사부 과장으로 입사해 그룹 내 핵심 계열사를 돌면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젊다는 게 혁신 측면에서는 장점일 수 있다"며 "구 상무가 지금껏 해온 일도 4차 산업혁명과 신사업 쪽이어서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상무는 올해부터 LG전자의 신사업 중 한 축인 기업간거래(B2B) 사업본부의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ID사업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수행한다. 전자·디스플레이·정보통신기술(ICT)·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부문과 협업하는 일이다.
특히 차량용 전장(전자장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LG는 2만여명의 전장 관련 인재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전장회사인 ZKW를 회사 역대 최대금액인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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