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북미 셰일에너지(원유 및 가스) 기업인 브라조스 미드스트림 홀딩스(이하 브라조스)에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SK㈜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고유가 속 셰일원유 붐 속에서 미국 최대생산지인 퍼미안 지역의 고성장 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에너지 사업확장과 수익확보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투자 규모는 SK㈜가 올해 단행한 투자가운데 최대 규모다. SK㈜가 투자를 결정한 브라조스는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에 위치한 셰일에너지 운송(G&P) 전문업체로 출범 3년 만에 상각전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우량 기업으로 알려졌다.
SK㈜가 미 셰일에너지 운송기업에 투자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북미 셰일에너지 운송업체 중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갖춘 유레카에 첫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유레카 투자 두 달여만에 1000만 달러의 분기 배당금을 올리면서 글로벌 투자의 첫 결실을 맺었다. SK㈜의 유레카 투자가 1억 달러 규모인 걸 감안하면 투자금 회수시기와 수익성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평가다. SK㈜는 유레카의 조기 성공사례를 통해 규모를 대폭 확대한 브라조스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를 통해 투자 전문 지주사를 표방하는 SK㈜의 투자 전략은 셰일에너지, 차량공유서비스, 바이오제약으로 압축되고 있다.
앞서, SK㈜는 지난 1월에는 국내 최대 업체인 쏘카와 손잡고 글로벌 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했다. 1월 2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쏘카 말레이시아 합작법인 출범식에는 장동현 사장이 직접 참석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쏘카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에 240여 대 차량과 100여 개의 쏘카 존을 보유하는 등 출범 직후 현지 최대 규모의 카셰어링 업체로 자리했다. 지난달 초에는 글로벌 3위 차량 공유업체인 그랩(Grab)에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은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며 최근 급성장중인 회사다. SK㈜는 지난해에도 미국 업체인 투로(TURO) 지분 투자에도 나서 북미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차량공유 사업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지난 1월에는 SK㈜가 인수한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이 'SK바이오텍 스워즈 공장'이라는 간판으로 새 출발했다. 스워즈 공장은 지난해 6월 세계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으로부터 인수한 생산시설로 항암∙항바이러스∙당뇨치료제∙심혈관제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한국 제약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크로스보더 딜(국경간 거래)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드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SK㈜ 관계자는 "지난해 1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 가운데 대부분을 글로벌 시장에 집중했다"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 규모로 에너지, 차량공유서비스,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세웠다"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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