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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ZTE 제재 완화에 中도 미국산 수수 반덤핑 조사 중지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8 17:54

수정 2018.05.18 18:03

G2 무역갈등 출구 모색.. 2차 무역협상 화해 무드
中, 美제품 대량 구매 계획.. 트럼프는 협상에 회의적
【 베이징·서울=조창원 특파원 박하나 기자】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중재안 찾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제재를 완화하는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이번엔 중국이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중지키로 했다. 미국과 중국 대표단이 미국에서 제2차 무역담판을 벌이는 가운데 이 같은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던 미국산 수수 건에 대해 "조사기관이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미국산 수수의 반덤핑조사가 소비자 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크며 공공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조사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이어 "최근 중국 내 돈육 가격이 하락하면서 축산업자들이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조치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달 18일부터 덤핑마진에 따라 최대 178.6%까지 보증금을 내야 했던 미국산 수수 수입업자들은 이미 낸 보증금을 돌려받게 됐다.
이번 중국 상무부의 조치는 미·중 간 무역보복 공세가 완화 모드로 전환되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이 북한과 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들과 거래한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해 ZTE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가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지난달 17일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리며 맞대응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미국 간 진행 중인 2차 무역담판에서 모종의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미국 언론에선 중국이 양국 무역갈등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당근책을 준비 중이란 관측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중 간 2차 무역담판에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최대 2000억달러(약 216조2000억원) 구매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2000억달러는 앞서 1차 무역담판에서 미국이 중국 측에 무역적자 축소 규모로 제시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대중 상품수지 적자는 3750억달러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중국 측이 이번 협상에서 미국 제품 구매계획을 공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이 예측하는 리스트는 대두, 반도체, 천연가스 등이다. NYT는 또 중국 측이 은행이나 보험 부문에서 투자개방을 재언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제안일 뿐 미국이 그 정도 규모의 생산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다른 국가에 수출하던 물량을 중국으로 돌린다 해도 결국 기존 수출에서 적자가 발생해 전체 무역적자 규모는 비슷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미·중 2차 무역협상의 타결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CNBC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과연 무역협상이 성공할지 의심스럽다"면서 "내가 의심하는 이유는 중국이 그동안 버릇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EU(유럽연합), 다른 나라들도 너무 버릇없다"면서 "그들은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100% 얻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중국에) 과거 수년간 너무 많은 것을 줬기 때문에 미국이 줄 것은 매우 적다.
중국이 줄 것은 많다"며 중국을 압박한 바 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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