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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옥중편지' 등장…여야 특검 쟁점 확산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8 16:34

수정 2018.05.18 16:34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주범 '드루킹' 김모 씨가 지난 11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주범 '드루킹' 김모 씨가 지난 11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이 18일 옥중에서 한 언론에 편지를 보내 검찰의 축소 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야 특검 협상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은 편지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파주 사무실로 찾아와 자신의 브리핑을 받은 뒤 모바일 매크로 시연을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드루킹이 댓글 작업을 허락해 달라고 하자 김 후보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사실상 김 후보가 댓글 조작 프로그램 존재를 알고 있었고, 작업 시작을 지시했다는 주장이다.


드루킹 편지가 공개되면서 김 후보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야권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가 갈 곳은 경남도청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나의 지적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드루킹이 언론에 직접 자백편지를 보낸 것은 그간 검경이 합작해 이 사건을 은폐해 왔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특검을 회피할 명분이 민주당에게 있겠는가.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참으로 뻔뻔한 정권이다”고 날을 세웠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드루킹이 김 후보의 꼬리이듯, 김 후보 또한 여론조작 정권의 꼬리에 불과하다"며 "이렇게도 가려야 할 것이 많고 숨겨야 할 것이 많아서 특검을 반대해왔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여당은 더 이상 특검법 기간과 대상을 제한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그것은 단순 야당과의 기 싸움이 아닌,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가리기 위한 진실과의 기 싸움이며 국민과의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경수 후보 측은 “정치브로커의 황당소설”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김 후보 캠프 제윤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마디로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소설같은 이야기로 드루킹은 협박과 댓글공작으로 정치인에게 접근한 정치브로커에 불과하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낡은 정치, 구태 정치를 반복하는 과거 세력과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미래 세력의 대결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드루킹이 검찰에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여야 특검 협상에 또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드루킹이 수사 축소와 자신의 빠른 석방을 조건으로 내걸고 김 후보의 댓글 조작에 관여한 내용들을 털어놓겠다 제안했다고 전했다.


김경수 후보는 부산민주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드루킹이) 검찰에 '검은 거래'까지 제안했다고 하는데 그 의도가 무엇인지 뻔한 이야기를 바로 기사화한 언론은 같은 한 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걸로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저를 잘못 본 것이고, 우리 경남도민도 잘못 본 것"이라고 밝혔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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