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북미 긴장감에 목소리 커진 한국당, 美에 PVID 요청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7 17:30

수정 2018.05.17 17:30

‘대북제재 푼다면 대재앙’ 洪대표, 공개서한 발표
민주당 발끈 “외교망신 왜 부끄러움은 국민 몫인가”
북미간 긴장감이 다시 조성되면서 보수야권의 목소리 크기도 비례하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만들어진 평화무드에 견제 움직임을 보이던 보수진영이 자기 주장을 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PVID)를 미국 백악관과 CIA 등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를 바라보는 여권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않는 돌출행동'이라며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6.13 지방선거와 북한 관련 이슈가 맞물리면서 한국당의 갑작스런 조치에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북미정상회담 관련 공개서한 내용을 발표했다.


홍 대표는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백악관과 CIA, 국무부, 미 의회 등에 북한의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PVID)를 요구하는 한국당의 입장이 담긴 공개서한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공개서한에는 PVID 외에도 미국이 '비핵화 완료 후 보상'이란 기존의 원칙을 고수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문제가 협상의제로 거론돼선 안 될 것임이 담겨있다.

홍 대표는 북한의 갑작스런 남북고위급회담 취소통보에 대해 "군부 강경파들이 비핵화에 반대를 하는 것"이라며 "북한 체제는 군부 강경파들에 의해 유지돼왔다"고 강조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홍 대표는 "상당한 기대를 갖고 보고 있다"며 "지금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그런 비상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나홀로 비판에 대한 성토를 의식한 듯 홍 대표는 "나와 한국당은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하며 이번 회담에서 북핵폐기를 위한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면서도 "정치적 고려와 판단에 의해 점차 대북제재를 푼다면 한반도에 최악의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대표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과 의견을 교환한 것을 전하며 "페리 전 장관은 회담이 어려운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당의 이같은 행동에 더불어민주당은 "또 한 번의 외교망신이 될 공개서한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발끈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왜 부끄러움은 우리 국민의 몫이어야 하나"라며 "북미회담을 앞두고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국익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돌출적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홍 대표의 과거 전술핵 도입 및 평양올림픽 주장을 비판하면서 "제1야당 대표가 판문점선언을 뒷받침하진 못할 망정, 북미회담에 부담을 주려는 일방적 주장을 펼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