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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Culture] 연차 안쓰고 큰돈 없이도 여유있게 떠나는 MOVIE TRIP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7 17:26

수정 2018.05.17 18:03

우리는 늘 여행을 꿈꾼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야 계절을 가리지 않지만, 따뜻한 봄 바람이 불어오면 더욱 깊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짐을 꾸려 떠나고 싶지만 현실의 벽이 높다면 올봄, 스크린으로 떠나보자. 인도의 '찬란한 빛의 도시' 바라나시, 와인의 고장 부르고뉴, 그리고 미식의 나라 스페인까지. 이렇게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가 줄지어 스크린에 걸린 것도 꽤 오랜만이다. 커다란 스크린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도시는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여유를 선사할 듯하다.

[yes+ Culture] 연차 안쓰고 큰돈 없이도 여유있게 떠나는 MOVIE TRIP

■인도

영화 '바라나시'는 생애 한 번은 꼭 가야 할 도시로 손꼽히는 바라나시로 떠난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기다. 지난 2016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돼 10분간 기립박수를 받았을 만큼 해외에서는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다.
"바라나시를 보지 않았다면 인도를 본 것이 아니다. 바라나시를 보았다면 인도를 모두 본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라나시는 많은 여행자들이 '인생 여행지'로 꼽는 도시다.

영화는 일에만 매달리던 워커홀릭 아들 라지브(아딜 후세인 분)가 죽음을 감지한 아버지 다야(라리트 벨 분)의 요구에 따라 바라나시 여행에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여행담인데, 가족과 나,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지만 섬세한 유머와 유쾌함으로 웃으며 볼 수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바라나시, 그 중에서도 갠지스 강가의 '가트'는 바라나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갠지스강과 육지를 이어주는 곳에 돌계단으로 이뤄진 가트에서 힌두교도들은 전생과 이생에서 쌓은 죄가 씻기길 바라며 몸을 담근다. 빨래를 하고 몸을 씻는 이들과 죽은 이를 떠나 보내는 이곳은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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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트립 투 스페인'은 보는 것만으로 군침이 돌게하는 영화다. 영국의 배우 스티븐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이탈리아와 영국에 이어 세번째 여행지인 스페인을 탐방하는 이야기다. 지성미가 넘치는 두 사람의 대화는 여전히 재치있고, 맛있는 음식은 침이 절로 넘어가게 만든다. 산탄데르부터 말라가까지 스페인 전역을 여행하며 음식과 인생, 사랑에 대한 유쾌한 수다를 떤다. 스크린에 담긴 아름다운 스페인의 도시들과 맛있는 음식은 그 자체로 스페인 여행 가이드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의 인기 배우인 두 남자가 새로운 도시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대화를 한다는 설정의 TV시리즈가 성공하면서 스크린으로 옮겨온 이 영화는 전작인 '트립 투 잉글랜드', '트립 투 이탈리아'로 관객들에게 여행 열풍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제가 됐다. 항구 도시 산탄데르처럼 아직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는 소도시의 절경은 당장이라도 짐을 싸 떠나고 싶게 만든다. "평범한 사람들이 휴가를 떠난 것이라 해도 이런 모습일 것"이라는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말처럼 실제로 스페인 여행을 떠난다면 활용할 팁들로 가득하다.

[yes+ Culture] 연차 안쓰고 큰돈 없이도 여유있게 떠나는 MOVIE TRIP

■프랑스

지난 3일 이미 개봉한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은 와인 애호가라면 꼭 챙겨봐야할 영화다. 최상의 와인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그 속에 담긴 가족애와 인생 이야기는 오래 숙성한 와인처럼 감미롭다.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은 성인이 되어 고향에 모이게 된 장, 줄리엣, 제레미 삼 남매가 아버지의 유산으로 남겨진 부르고뉴 와이너리에서 다 함께 최상의 와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더욱 진한 향과 풍미를 내기 위해 숙성이 필요한 와인처럼 우리의 인생에도 잠시 쉬어 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지쳐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휴식을 가져보라는 따뜻한 메시지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소확행' 트렌드에도 꼭 맞아떨어진다.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은 부르고뉴 와이너리의 온전한 사계절을 담아냈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 7년간의 기획과 제작, 그리고 1년의 촬영이라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포도나무를 정성껏 키워 포도를 수확하고 직접 포도송이를 밟아 압착해 즙을 내는 일, 그리고 발효와 숙성을 거쳐 테이스팅까지 전 과정을 보고 있으면 마치 스크린에서 와인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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