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또 해외투기자본 먹잇감.."경영권 방패 키워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6 17:05 수정 : 2018.05.1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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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SK·2015년 삼성… 이번엔 현대차까지
상장사·코스닥협의회 호소문 "차등의결권주식·포이즌필 등 선진국 수준 방어수단 필요"
엘리엇 타깃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은 중요한 첫걸음 주주들 찬성.지지해달라"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의회가 공동으로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 촉구를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사진 가운데)가 호소문을 읽고 있다.



해외 투기자본의 국내기업 공격이 거세지면서 경영권 방어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의회는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양 협회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일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간섭과 경영권 위협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구용 한국상장사협의회 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국내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간섭과 그 부작용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며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의 공격, 2015년 엘리엇의 삼성그룹 공격에 이어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이 그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2003년 SK 지분 취득 후 매각으로 94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긴 바 있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해 삼성 측과 대립했다. 엘리엇은 또 지난달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기를 들고 나오며 또다시 '주총 전쟁'을 예고했다.

정 회장은 "일부 행동주의 펀드가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과거와 유사한 경영간섭을 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공격은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정책당국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상황에 벌어져 충격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양 협회는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을 위해 '차등의결권 주식'과 '포이즌 필' 제도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등의결권은 대주주의 주식에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인수합병에서 기존 주주가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방어장치다. 정 회장은 "감사·위원 선임 시 3% 대주주 의결권 제한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규제로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며 "어렵다면 적어도 사회 통념상 소액주주로 볼 수 없는 주주는 대주주와 동일한 의결권제한을 둬 역차별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측은 여권에서 진행 중인 상법개정안과 충돌 가능성에 대해 "일률적으로 반대나 찬성을 말할 순 없고, 외국에서 이행하는 제도 수준이라면 수용할 수 있다"며 "다만 경영권 방어제도도 마련해 달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는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에 대한 입장문을 내놨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기업으로 엘리엇 등 해외 투기자본의 주된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곳이다. 오는 29일 글로비스 분할합병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임 대표는 "현대모비스는 다양한 구조개편안을 두고 수많은 검토를 진행했고 분할합병안은 고민 끝에 투명경영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도출된 최적의 산물"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주회사 구조를 비롯한 다른 대안들은 궁극적으로 그룹의 사업계획이나 법령상 허용되지 않아 채택하기 어렵다"며 "분할합병과 후속 지분거래가 완결되면 존속모비스, 완성차, 개별사업군으로 이어지는 투명한 지배구조가 확립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현대차그룹의 구조개편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주주들에게 분할합병안에 대한 찬성을 요청했다. 임 대표는 "양사 분할합병은 순환출자 해소로 규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현대차그룹 구조개편의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안건에 찬성하고 지지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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