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마약 통합관리로 투명성 높이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6 17:01 수정 : 2018.05.16 17:01


우리나라는 1999년에 마약사범이 1만명을 넘어서며 마약류 통제가 필요한 국가가 됐다. 비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투약은 물론이고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출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프로포폴(마취제), 졸피뎀(수면제), 마약성 진통제, 항불안제, 다이어트약(식욕억제제) 등 의료용 마약류를 오.남용하여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프로포폴의 경우 하루에 수십 번씩 맞는 환자도 있고 프로포폴 남용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수면제도 한 번에 수십알 남용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다이어트약으로 처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터민이나 펜디메트라진은 비급여로도 처방된다. 권고용량을 초과해 처방하거나 중복처방이 가능해지면서 약물의존이 더 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환자에게 얼마나 남용되고 있는지 정확한 현황을 파악할 수 없어 통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병원에서 처방되는 마약성 진통제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1년에 12만명에 달한다. 불법마약류인 코카인이나 헤로인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4배 이상 많다. 옥시콘틴 등 마약성 진통제를 합법적으로 처방받아 마약 대용으로 오용하고 있다. 이런 처방약물을 관리하기 위해 국립보건통계선터(NCHS)에서 통계 등을 기반으로 처방약물 관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마약류 약물 남용과 의존을 줄이기 위해 18일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제약사, 도매상, 의료기관, 약국 등 마약류취급자 또는 마약류취급승인자가 제조.수출입, 판매, 양도.양수, 구입, 사용, 폐기, 조제.투약을 위해 사용한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취급정보를 낱낱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도입으로 마약과 향정신성 의약품의 급여는 물론 비급여로 처방되는 모든 마약류의 사용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된다. 마약류 불법유출이나 과다처방, 의료쇼핑 등을 파악해 남용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직접 안전관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마약류 중독자 처벌 위주의 정책에서 치료.보호 정책으로 연결시켜 나가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더불어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객관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중복처방을 막고 자율적 억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의료기관, 약국에서 사용하는 의약품적정사용(DUR)시스템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연동도 필요하다. 비급여로 진료받은 일반 환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할 경우도 급여 환자와 동일하게 투약정보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대신 병원 내 자체 관리하는 병록번호 등 환자식별번호로 대체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또한 보고 과정에서 허위, 조작 또는 반복.누락이 아닌 단순 착오보고나 실수로 인한 경우를 확실히 구분해 진료권 침해 소지를 없애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성남 을지대 강남을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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