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장르포]영도 앞바다에 뜬 특수선… 한진重 미래로 떠올라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5 17:15

수정 2018.05.15 21:17

일자리 살리기 ‘희망버스 사태’ 7주년  한진중공업
정부 조선산업 발전전략 내년까지 5조5000억 발주
특수선 특화된 영도조선소 군함건조로 회생 불씨 살려
지난 14일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에서 열린 국내 최대 해군 수송함 '마라도함'의 진수식에 국내외 해군 인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경수 기자
지난 14일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에서 열린 국내 최대 해군 수송함 '마라도함'의 진수식에 국내외 해군 인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경수 기자


【 부산=김경수 기자】 한진중공업이 '희망버스' 사태 7주년만에 기업 회생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있다. 지난 2011년 5월 촉발됐던 한진중공업의 일자리 살리기를 위한 전국적인 운동인 '희망버스' 사태가 이달로 7주년을 맞는다. 희망버스의 현장인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 조선소를 찾으니 선박사업 특화를 통한 재도약의 희망을 밝히고 있다.

지난 14일 찾은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부두에는 건조중인 특수선 선박들이 가득 메워져 눈길을 끌었다.
영도 조선소 앞 바다에는 건조중인 군함, 수송선, 해양대 교육선 등 각종 공공 특수선들이 여기저기 둥둥 떠 있다. 한진해운은 이들 특수선들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발전전략에 따라 내년까지 5조5000억 원 규모의 특수선 공공발주가 예상되면서 한진중공업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최소 40척에 달하는 공공발주 물량 중 90% 이상이 군함이어서 영도 조선소를 특수선 조선소로 특화시킨 한진중공업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최근 2년간 해군의 각종 함정과 해경 경비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22척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 조선소는 조선경기 불황 이후 대형 컨테이너선박 건조 대신 특수선 선박 건조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컨테이너 선박은 수주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데다가 국내 건조시 이윤 창출이 쉽지 않는 게 이유다.

부산 영도 조선소는 군 특수선 분야에서 최근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국내 최대 항공모함형 수송 군함 '마라도함' 진수식을 영도 조선소에서 가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까지 참석해 축하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전투함, 잠수함 등에 강점을 보이고 있고 한진중공업은 수송선, 고속함, 상륙함 등 각종 특수선박에서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도 조선소는 조선 불황이후 사업장 구조변경도 했다. 4개의 도크중 1번 도크는 메워서 육상기지로 쓰고 있다. 나머지 2, 3, 4번 도크들도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 최대 수송선인 마라도함이 최근 4번 도크에서 건조해 진수식을 가진 것을 제외하곤 특수선들은 도크 건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특수선들은 대형 컨테이너 선박에 비해 크기가 작기 때문에 도크에서 건조할 필요가 없다"면서 "육상 건조 뒤 바다로 밀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 건조는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전담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수빅 조선소는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을 수빅 조선소에서 최근 건조해 인도하기도 했다.
부산 영도조선소에선 특수선,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건조하는 '투 트랙 전략'을 일찍 도입한 것이 조선업 위기 대응과정에서 효과를 냈다.

한진중공업은 채권단과 체결한 자율협약에서 올해 연말 졸업도 기대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자율협약에서 벗어나지 못해도 경영은 크게 나빠지지 않고 회복세를 계속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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