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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재무학회 칼럼] 트럼프노믹스와 중국 변수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5 17:04

수정 2018.05.15 17:04

[한미재무학회 칼럼] 트럼프노믹스와 중국 변수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을 공부한 학자들에게 한 가지 금기는 경제 현황에 대한 단기추측이다. 대부분이 빗나가기 때문이다. 그 예로 수많은 경제 전문가가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를 예견하지 못했다. 또 최근 트럼프 정부의 과감한 감세정책이 가져올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올해가 경기 전환점이 되리라는 시각으로 최근 미국 경제 현황과 지표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미국 경기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주요 논쟁거리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의회 질의응답에서 인플레이션이란 단어를 97번 언급했다. 원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까지 올랐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인 10%를 오르내리고 있다. 또 트럼프의 감세정책, 1조달러에 이르는 인프라 투자 확대정책이 재정적자를 부를 것이란 우려 때문에 증시 변동률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외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세력 확장에 긴장하고 있다. 내년 중국의 연구개발(R&D) 지출이 처음으로 미국을 넘어선다고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에 대학 졸업자 중 400만명이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곧 STEM 전공자다. 반면 미국은 50만명, 일본은 20만명에 그친다. 세계 휴대폰 시장의 점유율도 중국 화웨이가 삼성, 애플에 이어 3위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노믹스의 포퓰리즘이 미국민 사이에 설득력을 얻은 배경에도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가 있다.

트럼프의 경제관료 인사 정책은 어떤가. 변화무쌍한 정치, 경제, 외교 정책만큼 도발적이다. 학계에서 극단주의자라는 평을 받는 경제학 교수 출신 피터 나바로를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으로 등용했다. 나바로가 쓴 책 중에는'데스 바이 차이나'(Death by China.2011)도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장 출신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사임했다. 콘 전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공화당 정부에 선택된 경제관료로서 그동안 대통령에게 합리적인 직언을 해 온 걸로 알려져 있다.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온 영향력 있는 미국 의회예산처(CBO.Congressional Budget Office)의 보고는 트럼프노믹스에 부정적인 판결을 내렸다. 경제성장률의 근거인 생산성과 임금상승률이 저조하므로 트럼프의 3~4% 성장률 목표는 하향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인의 근시안적 정쟁이 새롭진 않지만, 4년 임기의 트럼프 정부가 부족한 것이 장기적인 투자다. 다가오는 집권 2년차 의회 중간선거 결과가 경제, 정치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인다. 내외 불안요소가 많지만 트럼프 정부의 현명한 정책 선택을 기대해본다.

눈을 돌리면 한국 역시 풀기 어려운 경제 이슈가 산적해 있다. 물론 한반도 평화유지, 국회의 파행적 운영 등 정치외교 부분이 우선사안이지만, 경제대통령이라는 목표를 세운 현 정부의 경제개혁 의지를 현실로 보고 싶다.
현 정부 경제팀은 청와대 정책실, 기획재정부, 국민경제자문위,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최근의 금융감독원까지 수장들이 학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눈길을 끈다. 언론에 보여지는 개혁 의지도 비슷하고 팀워크를 갖춘 경제팀이라는 점에서 분열된 미국 경제관료 구성과 차이가 있다.
국민의 높은 지지도와 함께 바라보는 시각도 비슷한 경제팀이 한국 경제의 난제들, 즉 재벌 지배구조 개혁, 인구의 고령화, 일감 몰아주기, 중소기업 육성, 청년실업 등에 대해 의미 있는 해결책을 내놓길 바란다.

이하진 美 텍사스주립대 재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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