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블록포스트] 블록체인 플랫폼, 속도전 시작됐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4 17:26

수정 2018.05.17 16:42

이더리움 기반 모바일게임..이용자 한꺼번에 몰려 마비
"정보처리 속도 늦다" 지적
네이버.카카오 자회사,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나서
최근 두나무도 가세..빠른 속도 구현에 주력
라인의 블록체인 전담 자회사 언블락을 이끌고 있는 이희우 대표.
라인의 블록체인 전담 자회사 언블락을 이끌고 있는 이희우 대표.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이끄는 한재선 대표.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이끄는 한재선 대표.

두나무가 설립한 블록체인 전문 연구소 람다256 박재현 연구소장
두나무가 설립한 블록체인 전문 연구소 람다256 박재현 연구소장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잇따라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이 전세계 검색시장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을 선점한 것처럼 블록체인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플랫폼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블록체인 플랫폼의 속도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인 이더리움의 경우 정보를 주고받는 속도가 느려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플랫폼의 정보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ICT기업들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인터넷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선언했다. 국내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라인이 블록체인 사업에 적극적이다. 라인은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언블락을 설립하고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올 상반기 중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여 여기서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언블락은 벤처투자자이자 블록체인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이희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카카오도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중이다. 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성공적으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그라운드X의 선장은 빅데이터 전문가로 잘 알려진 한재선 대표다.

두나무 역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두나무는 블록체인 전문 연구소 '람다256'을 설립했다. 람다256의 첫 프로젝트는 두나무블록체인서비스(DBS) 개발이다. DBS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사용자에게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람다256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거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의 박재현 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표 ICT기업들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가장 널리 알려진 블록체인 플랫폼인 이더리움의 단점으로 정보 처리 속도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플랫폼의 느린 정보 처리 속도로는 원활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더리움 플랫폼 기반 모바일게임인 '크립토키티'가 화제가 되면서 이용자가 많아지자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적게는 수십만명, 많게는 수천만명이 동시에 접속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때문에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들은 정보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6월 메인넷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확장에 나서는 이오스 프로젝트 역시, 빠른 정보처리 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한국 진출을 선언한 블록체인 플랫폼 이오스트 역시, 빠른 정보처리 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앱 개발사들과 접촉중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중인 한 기업 대표는 "결국 얼마나 빠른 정보처리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가 경쟁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이런 플랫폼이 구축된 이후 그 플랫폼에서 성공하는 D앱(댑, Dapp)을 먼저 만들어내는 것이 플랫폼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네이버나 카카오, 두나무 등이 구축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하반기에는 다양한 D앱들이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네이버나 카카오의 경우 이미 다양한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1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처음부터 가입자를 모을 필요가 없어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블록체인 산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성공한 서비스가 반드시 등장해야 한다"며 "모바일게임 애니팡의 성공이 스마트폰 게임 확산으로 이어진 것처럼 성공 사례가 등장해야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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