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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 CEO "나집 지지, 영원히 후회"...주가 10% 급락에 진화 나서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4 15:08

수정 2018.05.14 15:08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CEO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CEO

아시아 최대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주가가 경영자(CEO)의 정치적인 행보 탓에 추락했다. 13일 CNBC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적의 에어아시아는 월요일 개장과 함께 주가가 10% 가량 떨어졌다. 토니 페르난데스 CEO가 약 일주일전 찍은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의 선거 지지영상 때문이다. 나집 전 총리는 9일 치러진 총선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를 내세운 야권 연합에 패해 물러났다. 15년만에 총리직에 복귀한 마하티르는 나집 전 총리와 그 가족이 벌인 부패 행각을 엄단하기 위해 출금 금지 조치와 자택 수사를 명령한 상태다.

페르난데스 CEO는 뒤늦게 "엄청난 판단 착오였고 나집 전 총리를 지지했던 것을 영원히 후회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페르난데스는 성공한 사업가로서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는 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2001년 파산 위기에 처했던 국영항공사를 인수해 10년만에 에어아시아를 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로 육성했다. 이때문에 현지인들은 그를 '말레이시아의 스티브잡스' '말레이시아 판 리처드브랜슨(영국 버진그룹 회장)'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러워했다. CNBC는 록스타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던 그가 부패한 전정권과의 연결 고리를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동영상에서 그는 수많은 부패 스캔들을 일으킨 나집 전 총리에 '감사하다'면서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어 나집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페르난데스와 찍은 사진, 페르난데스와 자신의 장기 통치를 기원하는 슬로건을 게재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말레이시아 네티즌들은 이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적폐로 꼽히는 나집은 국영기업인 1MDB를 통해 최대 60억달러의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그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는 명품백과 다이아몬드 등 사치품을 수집하는 것으로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한편 페르난데스는 전 정권이 에어아시아X의 라피다아지즈 회장을 축출하려고 했으며 투표 독려를 위해 특별 편성한 말레이시아 항공편 120여개를 취소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멜버른 대학 아시아 총괄 베디 하디즈는 "페르난데스가 새 정권에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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