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지방선거 이대로 치를텐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1 17:02 수정 : 2018.05.11 17:03


6.13 지방선거가 코앞에 있지만, 이번 선거 이슈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아니 선거가 있나 싶다. 그러다보니 선거 판도를 예상하는 여론의 목소리는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역대 선거에 비춰볼 때 최소 선거 6개월을 앞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이슈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이 평화는 지방선거를 너무나 강력하게 빨아들였다.

물론 지금 이 순간, 오랜 기간 꼬이고 얽혔던 남북 갈등의 매듭을 풀어갈 역사적 전환기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특히 한반도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평화의 골든타임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평화이슈에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잠식되도록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 삶의 일거수일투족을 바꾸는 '실사구시' 행정은 중앙정치가 아닌 지방행정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중에서도 서울시장 선거는 '민생정치'의 나침반이 된다. 서울시장이 한 해 집행하는 예산은 무려 30조원에 달한다.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거대한 예산의 향방이 달라진다. 나와 내 아이의 삶에 우선 투자될 수도 있고, 거대 토목공사에 앞서 내 삶 깊숙이 투입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6·13 지방선거가 D-30 카운트다운에 돌입하기 전 후보들 스스로 지방선거의 '붐업'에 나서야 한다. 지방선거에, 지방선거 공약에 시민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4년 지역 수장이 그려나갈 도시의 청사진에 시민들 스스로 안테나를 세우고, '포퓰리즘 공약'과 '리얼리즘 공약'을 걸러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양상은 거꾸로 가고 있다. 지방선거를 주도해야 할 후보자들이 지방선거 이슈를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의 대항마 역할을 해야 할 야권의 김문수,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가 아니라 대통령 선거에 나왔느냐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서울시에 대한 비전은 온데간데없이 드루킹과 같은 중앙정치 이슈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게다가 후보 검증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박원순의 7년 시정운영 비판에만 집중하고 있다. 시대는 평화로 새 걸음을 내딛고 있는데 후보자들은 또다시 철 지난 이념 논리를 들이밀고 있다.

전국을 넘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 서울형 혁신의 국내외 평가와 객관적인 사실은 모두 무시한 채 날 선 말을 앞세워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중심에 서야 할 후보자들이 시민의 정치적 피로감을 높여 선거 이슈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이제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로 선거를 주도하던 시대는 끝났다. 지금의 유권자는 후보자의 외모나 성격, 화려한 미사여구와 같은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그 사람이 가진 실질적인 자질과 능력 그리고 비전과 정책을 근거로 지역의 일꾼을 선택하고 삶을 맡길 일이다.

이제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시간은 32일밖에 남지 않았다. 서울이 달라지고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후보 자신만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과 비전을 말이다.

dikim@fnnews.com 김두일 정책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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