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월드리포트

[차이나톡] 다롄이 갖는 역사적 상징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0 17:03

수정 2018.05.10 17:46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한 다롄은 역사적으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러시아의 조차지였던 이곳은 항구로 발전됐으나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손에 넘어갔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에게 다롄은 고난의 상징이다. 안중근, 신채호 등 수많은 항일투사가 이곳 뤼순감옥에 갇혔다가 순국했다. 올 3월에는 안중근 의사 순국 108주기를 맞아 다롄에서 그의 애국정신과 동양평화사상을 기념하는 추모식이 열렸다.

북·중 관계에도 다롄이 차지하는 의미는 크다.
다롄의 해변 휴양지 방추이다오 게스트하우스는 1983년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과 덩샤오핑이 은밀히 회동하던 곳이다. 2010년 5월에는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다롄을 방문해 이곳에서 리커창 당시 부총리와 만찬 회동을 했다.

역사적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다롄이지만 김 위원장이 이곳에서 시 주석을 만난 데는 또 다른 상징적 의미가 있다. 바로 경제발전이다.

문호를 열어 경제발전을 고대하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이번 다롄 방문을 통해 드러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지난 7∼8일 다롄을 찾았을 당시 방문단 일부는 다롄 내 비즈니스단지와 국유 전자기업 등을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단이 당시 참관한 둥강상업구는 동북아의 '물류 허브'를 지향하며 다롄시 동북쪽에 조성된 첨단 비즈니스단지다.

보도에 따르면 방문단이 참관한 화루그룹은 카메라를 생산하는 화루전자에서 시작해 콘텐츠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국유기업이다. 최근에는 레이저 프로젝트 TV, 영사기 등을 생산 중이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에 있는 중국과학원을 찾아 부인 리설주와 함께 가상현실(VR) 헤드셋기기를 체험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앞으로 경제개혁을 할 때 첨단기술과 정보기술(IT)산업 육성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다롄은 과거 러시아와 일본의 조차지를 거친 탓에 이국적 느낌도 묻어난다. 더구나 도이체방크 등 외국기업과 완다, 헝다 등 중국 대기업들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아울러 이 지역은 서해와 인접해 있어 물류의 교두보이기도 하다. jjack3@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