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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신한금융지주 디지털혁신 산실 '신한디지털캠퍼스'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8 17:14

수정 2018.05.13 03:05

신한디지털캠퍼스 내부 전경. 개방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의 창의성 발굴을 도모하고 있다.
신한디지털캠퍼스 내부 전경. 개방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의 창의성 발굴을 도모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 은행권이 디지털혁신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은행 최초로 디지털금융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7일 문을 연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캠퍼스'가 그것이다. 서울 중구 신한L타워에 위치한 신한디지털캠퍼스는 디지털 전문가들이 모여 디지털 신기술을 연구하고, 고객 관점의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디지털혁신연구소다. 하지만 기존의 딱딱한 연구소 개념과는 달리 개방형 소통과 자율을 중시해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북돋우는 점이 특징이다.


■개방형, 수평적 환경 "직원 숨은 역량 발굴"
8일 방문한 '신한디지털캠퍼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하얀색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탁 트여있는 공간 구조, 개방적인 업무 환경이다. 로비와 업무 공간에 대한 명확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았고, 직원들 책상 간에는 칸막이가 없었다. 회의실로 보이는 방도 드나들기 편하도록 문이 항상 열려져 있었다. 딱히 정해진 좌석 없이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좌석을 선택해 근무하는 70여명 규모의 '자율좌석제'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캠퍼스 내부에 축구, 복싱, 포켓볼 등 다양한 레크레이션 활동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 중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직원들은 저마다 자유롭게 이동하고 교류하며 업무를 수행했다. 기존의 업무 환경과는 달리 오픈 오피스로 꾸며진 신한디지털캠퍼스를 둘러보던 도중 개인적인 용무를 보기 위해 이동하는 직원 A씨를 만날 수 있었다. 연구부서에 근무한다는 A씨는 "어찌 보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개방된 공간에서 자율적으로 업무를 하다 보니 처음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꼈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면서 사무실 분위기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은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업무 환경을 갖춘 이유는 구성원들 간 원활한 소통과 협업을 가능케 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에 꼭 필요한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신한디지털캠퍼스의 설립을 총괄한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본부장은 ”구글이 세계 최고의 IT회사가 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인으로 자율과 창의가 깃든 구글캠퍼스의 역할이 있었다“며 ”신한디지털캠퍼스도 기본적으로 이를 벤치마킹해 공간 구조와 업무 환경을 만듦으로써 직원들의 숨겨진 역량을 가감없이 드러내게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혁신 가속화 위한 실무적 여건 장착
비단 공간 구조와 업무 환경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과 관련된 주된 업무는 거의 대부분 이 곳에서 이뤄지며,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실무적인 여건을 갖추고 있다. 신한디지털캠퍼스 내에는 AI(인공지능)와 블록체인, 클라우드, 오픈 이노베이션, 디지털 경험, 빅데이터 등과 관련된 6개 연구소(LAB)가 들어서 있다. 신한금융지주 6개 계열사의 디지털 전문가들, 약 140여명이 매일 이 곳에 모여 신기술을 연구하고, 상호 간 지속적인 토론을 진행한다. 또, 아이디어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업무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며, 각종 디지털 프로젝트들의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임원 회의도 주기적으로 열린다. 100여명이 동시에 수용될 수 있는 계단형 미팅홀에서는 디지털 관련 세미나와 교육 등이 진행된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고려대학교와 손잡고 입학 경쟁률이 수십대 1에 달했던 디지털금융공학 석사과정을 신설한 바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의 일부도 향후 신한디지털캠퍼스의 미팅홀에서 실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구성원들에게 자체적으로 본인의 디지털마인드와 역량에 대해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의 업무능력 강화를 도모한다. 조 본부장은 “이 곳은 그동안 국내 금융권에 부재했던 디지털금융과 관련한 유형의 틀,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한 노력의 산물”이라며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트렌드에 보다 용이하게 대응하고, 그룹이 추진하는 디지털 변혁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신한금융지주는 무엇보다 신한디지털캠프에 외부 인재 영입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디지털금융 공간을 선도적으로 확보한 만큼, 이제 디지털혁신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기 위한 근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목표다.
조 본부장은 “지금까지는 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다면, 이제는 디지털혁신에 가속도를 붙일 시기”라며 “그 출발점은 더욱 많은 외부인재 영입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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