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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도부 고난의 시기, 당내 결속 이끌까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4 16:52

수정 2018.05.04 16:52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4일 '드루킹'특검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아와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4일 '드루킹'특검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아와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다. 당내 결속과 대여투쟁 차원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벌이고, 홍준표 대표는 수면 위에 오른 사퇴론을 진화해야 할 처지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중지란을 덮고 내부결속을 위한 당 지도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원내와 원외에서 퇴로를 뚫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남북정상회담에 원내 5당 가운데 유일하게 비판 강도를 높였던 홍 대표가 비판수위를 조절하면서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김 원내대표도 무기한 단식 노숙투쟁에 주력하고 있어 당내 단합이 도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홍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단 우리 당은 남북관계의 진전 현황을 지켜보겠다"며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주시한 뒤 종합적으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위장평화쇼'라고 맹공에 나섰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란 평가다.

당 중진인 강길부 의원이 제기한 홍 대표 사퇴론에 대해선 연일 강경한 반응으로 맞서고 있지만, 남북정상회담 비판 기조에선 다소 유연한 반응을 보이며 자신에 대한 공세를 희석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홍 대표는 이날 단식투쟁을 하는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아간 자리에서 "대통령 연루 의혹이 있는 드루킹 특검을 회피하고 넘어가고 남북 정상회담 쇼로 다 덮고 가겠다는데 덮힐 거 같나"라며 "내 이야기는 판문점 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강조, 정치 현안과 연계시키도 했다.

자신의 사퇴론을 제기한 강길부 의원을 향해선 "복당하지 말아야 했을 사람이 복당과정에서도 애 먹이더니 배은 망덕으로 공천을 미끼로 탈당 협박을 한다"며 "오늘 당장 나가라"라고 촉구했다.

이틀째 단식투쟁을 이어가는 김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원의 댓글 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관련 특검을 요구하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굶으면 죽는다고 했다. 그 대신 굶으면 진실은 밝혀진다. 저는 자신한다"며 "반드시 저항 분노하겠다. 드루킹 게이트의 진실 반드시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가 특검 수용 촉구와 국회 정상화의 출구전략 차원에서 단식을 강행하면서, 처음에 만류하던 당 소속 의원들도 일단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국당은 원내부대표단을 중심으로 2인1조로 김 원내대표의 철야 투쟁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여당에 대한 특검 수용 압박 최후 수단으로 꼽히는 단식투쟁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 의구심은 여전하지만,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는 모양새로 당 차원의 단합을 이끌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이 많다는 전언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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