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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 "올해 노벨문학상 시상 취소..내년에 두 명 발표"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4 16:50

수정 2018.05.04 16:58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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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및 시상을 건너뛰겠다고 4일 발표했다. 대신 내년에 2명의 수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노벨문학상 시상이 한림원 측으로 인해 불발된 것은 지난 1943년 이후 75년만에 처음이다.

영국 더가디언에 따르면 한림원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올해 가을 예정된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취소됐으며 2019년 두 명의 수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통상 매년 10월 종신위원 18명이 모여 투표로 결정하지만 현재 종신위원은 10명 뿐이다.

최근 성추문 사태가 벌어져 총 6명이 사퇴했고 2명은 활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문은 지난해 11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18명의 여성이 프랑스계 스웨덴 사진작가 장 클로드 아르노에게 1996년부터 최근까지 10여년간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아르노는 당시 한림원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으로, 한림원의 재정 지원을 받아 스톡홀름에서 문화센터도 운영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프로스텐손은 노벨상 수상자 명단을 사전에 유출한 혐의를 받았으며 지난달엔 2006년 한림원의 한 행사에서 아르노가 스웨덴 왕위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공주의 몸을 더듬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프로스텐손은 혐의를 부인했고 한림원도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이에 항의한 종신위원들이 잇따라 사의를 밝혔고 사라 대니우스 종신 사무총장까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등 총 6명이 자리를 내놨다.

1901년 처음 시행된 노벨문학상의 수상자 선정이 보류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다.
1914년, 1918년, 1935년, 1940~1943년 등 모두 7차례 수상자 선정이 미뤄졌지만 대부분 전시 때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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