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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상장 철회.. IPO 주관 한투증권.삼성증권 곤혹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30 16:45

수정 2018.04.30 20:55

주관사 수요예측 흥행 실패 공모가 높인게 주요인 지적
과거 실패 사례까지 회자돼
SK루브리컨츠 상장 철회.. IPO 주관 한투증권.삼성증권 곤혹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은 SK루브리컨츠가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표 주관사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고 있다.

IPO 도전이 세번이나 무산됐음에도 자진 상장 철회를 밝힌 SK루브리컨츠의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고평가 된 공모가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대표 주관사의 책임도 크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SK루브리컨츠의 상장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며, 씨티글로벌마켓증권.크레디트스위스(CS)증권.미래에셋대우가 공동 주관을 맡고 있다. 인수단에는 SK증권, IBK투자증권이 참여했다.

4월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큰 관심을 받았다. 시가총액 5조원 안팎으로 분석돼 올해 IPO 시장의 공모규모를 높일 것 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SK루브리컨츠의 상장추진이 철회된 주요 원인은 높은 공모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애초 SK루브리컨츠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10만1000~12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해당 공모가를 반영한 시총은 4조2979억~5조1915억원으로 집계된다. 회사가 공동 대표주관사단과 제시한 적정 시가총액은 주가순이익 비율(PER)기준 15배에 달해, 동종업계 대비 고평가 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윤활가유 수요 증가에 대한 비전이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 공모가를 높게 잡았다.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희망 공모가에 못 미친 것 같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비싸다는 인식을 가졌고, 해외 기관투자자들 역시 수요예측 참여에 난색을 보였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는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에 대해 대표주관사들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한다. 특히 상장 철회 원인이 고평가 된 공모가가 논란이 되면서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해 잇따라 수요예측에 실패한 대기업들의 사례도 회자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앞서 IPO주관사를 맡기 위해 무리한 공모가격을 제시했고, 그 결과 지난 몇 년동안 엘에스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 역대 2위 IPO 규모로 눈길을 끈 두산밥캣IPO 등이 잇달아 당시 공모청약에 실패했다"며 "이처럼 대표주관사들의 무리한 공모가 부풀리기가 결국 국내외 기관들의 관심 저조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 초대형 IB 1호 라이센스를 타이틀에 걸맞게 업계 IPO시장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공동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 또한 최근 배당 배달사고와 임직원 모랄해저드에 휩싸였는데 최근 맡은 주요 IB사업마저 흥행 실패에 그쳐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밸류에이션은 사측과 협의를 통해 정한건데, 높게 잡았다는 업계의 평가는 무리한 측면이 많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상장 실패 관련 "상장이 불발된 만큼 기존 밸류에이션을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검토 또한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자금 필요 때문에 상장을 추진한 것이 아닌 만큼 급할 것이 없다.
올해 내에는 재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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