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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주도권 뺏긴 野 ‘4·27 평가’ 놓고도 혼선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9 17:30

수정 2018.04.29 17:30

洪대표 “세 번 속으면 공범”특검 도입 강조하며 비판행보
남경필 지사 “진일보 합의”신중론 등 당내 의견 엇갈려
남북정상이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으로 정국 주도권을 청와대와 행정부가 틀어쥐면서 보수야권은 당분간 상황을 바라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야권에선 4.27 선언에 대한 평가 마저 혼선을 보이면서 전열 정비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안보에 있어 보수성향이 짙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4.27 선언에 대한 평가에서 입장을 달리하고 있고, 한국당의 경우 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들간 입장에도 온도차가 뚜렷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가 즐비해 전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한 일명 드루킹 특검 논란과 6.13 지방선거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어 야당으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란 지적이다.

■한국당, 4.27 평가 혼선

제1야당으로 보수정당을 표방한 한국당은 4.27 선언 직후 5개 정당 중 유일하게 날선 비판을 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4.27 선언에 '위장평화쇼'라고 비난했던 홍준표 당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 된다"며 비판 행보를 지속했다.
홍 대표는 "여론 조작이나 일삼는 가짜 여론조사기관과 댓글조작으로 여론조작하는 세력들이 어용언론을 동원해 국민을 현혹해도 나는 깨어 있는 국민만 믿고 앞으로 나아간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같은 견제와 비판 의견과 달리, 당내에선 궤를 달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원칙론적 합의가 있었던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지금은 샴페인을 터트릴 때도 아니고 판문점선언을 비판할 때도 아니다"라며 중립적인 시선을 보였다.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남경필 지사는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의미있게 평가한다"며 "문재인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 국민과 함께 '해피엔딩'이 되도록 박수 치고 응원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합리적 비판' vs. '반대 위한 반대'

한국당의 일사분란하지 못한 입장은 홍준표 대표의 4.27 선언 직후 비판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파생된 것이란 지적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북도 대한민국 뿐 아니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중히 여기는 변화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치권도 무조건 시비부터 하려는 자세를 지양하고 평화가 정착되도록 함께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드루킹 특검과 일부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의혹을 집중 공략하고, 4.27선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어 대북관계 대안 촉구를 위해서라도 냉정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대두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의 경우, 양측의 경도된 입장을 모두 지적했다.
4.27선언을 비판한 홍 대표에 대해선 "완전한 비핵평화시대의 첫 단추가 끼워졌는데 김정은이 그 다음 단추를 안끼우고 풀어버리려 한다면 그 때 김정은을 비판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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