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yes+ 이 전시]지친 눈을 감싸는 투명한 색채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6 17:23

수정 2018.04.26 17:23

정경자 화백 팔순 회고전
[yes+ 이 전시]지친 눈을 감싸는 투명한 색채들


요즘 같이 미세먼지가 매일 하늘을 뒤덮고 있는 계절에는 때묻지 않은 청정의 자연 속으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다. 가까운 강원도 산골도 좋겠지만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는 지중해의 풍광도 지친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묘약이 된다. 지중해 바닷가 어촌의 새벽. 모든 사물이 푸른 빛을 입었지만 투명하고 맑다. 바닥에 놓인 기타와 와인병은 지난 밤의 여흥이 어땠을지 상상케 한다. 새벽의 선선한 바람이 화폭에 깃들었다.

정경자 화백이 그린 '지중해의 아침(사진)'은 가시지 않은 푸른 낭만으로 가득하다.
올해 팔순을 맞이한 여류 화가의 화폭에는 강렬한 색감과 함께 서정이 어우러진다.

13여년 전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나의 화면에 펼쳐지는 색과 색은 피아노의 건반과 같이 각기 독립하면서, 때로는 대립하면서 또 그들이 공명하여 전체로서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을 형성하는데 하나하나의 음은 투명하고 맑아 순도가 높다"라고 작가가 설명한 것처럼, 강렬한 색이 주는 순수함이 보는 이의 마음을 찌르기 보다 눈을 감싸는 느낌이다.


일제시대 말인 1939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정경자 화백이 일생에 걸쳐 구현하고자 했던 이 '색채교향악'의 집대성이 다음달 4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펼쳐진다. 그의 팔순을 기념해 진행되는 이번 회고전에는 그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신작까지 7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일본과 프랑스 파리를 오가며 작업을 하다 말년 경기도 양평에 정착하기까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그의 인생 변천사와 삶을 대변하는 작품들이 내걸린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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