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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레저] 격렬비열도, 서쪽 저끝 섬이 있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6 16:59

수정 2018.04.26 17:11

외롭지않은 3개의 섬 ‘서해의 독도’
유채꽃 노란물결, 동백꽃 붉은물결..언덕 위 등대 향해 기어오르는 모노레일
봄이면 괭이갈매기가 날아드는 곳..알려지지 않았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격렬비열도, 그 섬에 가고싶다
충남 태안에서 서쪽으로 55㎞ 지점에 있는 격렬비열도를 찾은 여행객들이 등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서해의 독도'로 불리는 격렬비열도는 동.서.북 격렬비열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충남 태안에서 서쪽으로 55㎞ 지점에 있는 격렬비열도를 찾은 여행객들이 등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서해의 독도'로 불리는 격렬비열도는 동.서.북 격렬비열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 태안(충남)=조용철 기자】 충남 태안에서 배를 타고 서쪽으로 약 55㎞를 가다보면 마치 기러기가 열을 지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섬들이 나타난다.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다.
서해에 있는 섬 가운데 최북단엔 백령도, 서쪽에는 격렬비열도, 서남해안에는 가거도가 위치해 있다. 최남단인 제주의 마라도와 동쪽 끝에는 독도가 있다. 하지만 '서해의 독도'인 격렬비열도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7000만년 전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화산섬인 격렬비열도는 빼어난 자연경관이 등대 건물과 어우러지면서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200해리의 시작점인 격렬비열도는 유인 등대섬인 북격렬비열도, 무인도인 동격렬비열도와 서격렬비열도 등 3개의 섬이 삼각형태를 이룬다. 북격렬비열도의 가장 인상적인 식물은 동백나무 군락이다. 팽나무, 뽕나무, 후박나무 등도 자란다. 해수면 근처에 위치한 절벽에는 밀사초, 갯기름나물, 도깨비고비, 사철쑥 등이 주종을 이룬다. 섬 곳곳에는 달래, 참나리, 별꽃, 갈퀴덩굴, 용가시나무, 익모초, 담쟁이덩굴 등 다양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yes+ 레저] 격렬비열도, 서쪽 저끝 섬이 있다


북격렬비열도에는 제대로된 선착장이 없다. 연안은 간석지가 넓게 분포해 있으면서도 수심이 얕기 때문에 선박의 접안이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평평한 바위를 통해 보트를 타고 북격렬비열도에 들어갈 수 있다. 바위 위로 올라가면 시멘트 바닥과 함께 갈매기들의 배설물이 많은 계단으로 이어진다. 바위를 타고 오르면 건물 한 채가 보이는데 창고다. 창고 옆은 계단과 모노레일의 시작점이다. 모노레일은 맨꼭대기에 세워져 있는 등대까지 이어진다. 등대까지 이어진 계단 주변엔 노란 유채꽃이 여행객을 맞는다. 유채꽃의 노란 물결 속에서 붉은 동백꽃이 절경을 이룬다. 유채꽃과 동백꽃의 조화를 배경으로 바다 위를 나는 새들의 비행도 장관이다.

지그재그로 오르는 계단 길 주위에는 노란 유채꽃과 함께 곳곳에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걷기에도 아주 편하다. 10여분 가량 오르면 기상관측기지다. 기상관측기지 주변에도 유채꽃이 만발해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원시의 자연과 함께 화산암으로 이뤄진 해안 절경이 보는 이를 유혹한다. 기상관측기지에서 조금 더 오르면 높이 107m의 등대가 보인다. 등대 정문 앞이 모노레일 종점이다.

북격렬비열도 등대
북격렬비열도 등대

드론으로 촬영한 격렬비열도 전경
드론으로 촬영한 격렬비열도 전경


북격렬비열도에서 서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서격렬비열도가 위치해 있다. 북격렬비열도에서 바라보면 동격렬비열도와 거의 삼각편대를 이룬다. 북격렬비열도에서 서격렬비열도를 바라보면 아기자기한 기암괴석의 절벽이 섬 주위를 감싸고 있어 여행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세 섬 중 가장 큰 동격렬비열도는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 것 같은 큰 바위를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선 굵은 바위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난도는 섬 전체가 온통 갈매기와 바위뿐이다. 경남 홍도와 함께 괭이갈매기의 서식지로 알려진 난도에는 갈매기들이 그야말로 '천국'을 이룬다.
4월말부터 번식기를 맞아 이곳에 모여드는 괭이갈매기는 5월말 경에 이르러 그 수가 절정에 이르는데 많을 땐 무려 2만여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이 섬을 찾아온다고 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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