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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합친 바른미래, 영·호남서 인물난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5 17:23

수정 2018.04.25 17:23

모호한 정체성 극복 딜레마, 전북·전남·광주 후보 물색 중
대구시장도 가장 늦게 확정.. 공천갈등에 내분 조짐까지
지지율 정체의 늪에 빠진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으로 고전하고 있다. 영호남 지역주의 극복을 내세우며 창당했지만 여전히 모호한 정체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당 안팎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과 영남 기반의 바른정당이 통합으로 탄생했지만, 정작 두 지역을 대표할만한 지방선거 후보자는 내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25일 현재 전북.전남지사, 광주시장 등 호남권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자를 여전히 물색 중에 있다. 지방선거를 49일 앞둔 이날에서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김형기 경북대 교수를 시장 후보로 발표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출마선언식에 직접 참석해 지원유세를 펼치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김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대구지역 정치결사체 '세대열(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과의 협력도 약속했다. 최근 여권발 악재가 지속되는 틈을 노려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샤이보수층의 재집결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이다.

유 대표는 이날 출마선언식에서 "김형기 교수와 저 유승민 대표는 동맹을 맺고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며 "대구 정치가 바뀌면 한국 정치가 바뀐다는 공동인식과 목표를 가지고 6.13 지방선거에서 동맹을 맺은 양 측은 선거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대구시장 후보자 발표로 일단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세종.강원 등 주요 지역의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기초단체장 후보들 역시 일부 인사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인사나 신선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의 잇따른 이탈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방선거 준비 상황이 난항을 겪자 당내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비공개회의에서 "벌써 질 것을 예측하고 선거준비를 하고 있는 것아니냐"며 지도부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역 공천갈등까지 더해지며 당내 내분 조짐도 보이고 있어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이준석 노원병 지역위원장이 단수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중앙당이 확정을 미루고 계속 심사하기로 결정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특히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이 위원장 공천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간 신경전이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은 노원병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지역구였던 만큼 국민의당 출신 인물을 내세워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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