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중동수주 뚝.. 해외건설 전성기 저무나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5 17:17

수정 2018.04.25 17:17

중동 수주액 3분의1 토막.. 이라크·이란 '반짝실적' 그쳐
환율하락에 가격경쟁력 약화.. 중국이어 日·유럽까지 가세
중동수주 뚝.. 해외건설 전성기 저무나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해외건설시장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해외건설시장은 2007년 이후 10년 가까이 국내 대형 건설사 매출의 60% 안팎을 책임졌으나 2015년부터 고점 대비 40%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후 3년이 지나도록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텃밭' 역할을 하던 중동시장은 실적이 과거의 3분의1 수준으로 급락했다. 중동이 해외건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0%에 이른다.

■중동 수주실적 3분의 1 토막

25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지역 해외건설 수주액은 36억243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3억3664만달러)의 43.3%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연초와 연말에 수주 계약이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중동시장 수주액이 100억달러를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동지역 연간 수주액은 2007년 228억달러, 2009년 357억달러, 2010년 472억달러 등 해마다 연간 400억달러 안팎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로는 겨우 100억달러를 넘는다.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쳐 일부에서는 "해외수주 전성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동지역 수주 부진은 저유가와 정정불안으로 발주가 줄어든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국내 업체가 강세를 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실적은 2010년 105억달러, 2011년 165억달러, 2012년 161억달러, 2013년 99억달러 등 해마다 100억달러 안팎이었으나 2014년 29억달러로 떨어진 후 2017년에는 11억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올해도 7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라크 복구사업 등 반짝 후 침묵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도 국내 업체의 수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2012년과 2014년 각각 96억달러, 85억달러를 기록하며 반짝 특수를 누렸다. 2016년에는 6억달러까지 급감한 후 지난해(1339만달러)로 1억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2억달러의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는 단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라크와 이란에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수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중국업체의 저가공세와 함께 기술력이 좋은 일본과 유럽 업체들이 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상대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1곳이 100억달러 수주

올해 들어 지금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11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체 관계자는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돼 있지만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며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가격경쟁력이 낮아진 데다 오는 7월부터 해외파견 근로자도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입찰금액을 높여 쓸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업체별 올해 실적은 SK건설이 25억달러로 가장 많고, 삼성엔지니어링(22억달러), 삼성물산(20억달러), 현대엔지니어링(8억달러) 순이다.
해외건설 전성기인 2014년의 경우 연간 수주액이 현대건설만 110억달러에 달했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