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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류중일 매직’과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5 17:08

수정 2018.04.25 17:12

박찬호와 다저스서 한솥밥
코라, 보스턴 지휘봉 잡은 후 메이저리그 8할 승률 질주
유격수 출신에 소통 리더십.. 삼성 시절 류중일 감독 연상
류 감독,  LG  사령탑 맡아.. 작년 6위 팀 올해 3위 성적
닮은꼴 두 감독 성적표 궁금
유격수 출신으로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류중일 LG 감독(왼쪽)과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의 행보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격수 출신으로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류중일 LG 감독(왼쪽)과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의 행보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보스턴 레드삭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유일한 8할 승률 야구팀이었다. 17승4패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는 물론 전체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승률 1위(0.810)팀이었다. KBO리그 선두 두산(0.760)이나 일본프로야구 이변의 주인공 세이부 라이온즈(0.789)도 보스턴에는 미치지 못했다. 25일 경기서는 연장 승부 끝에 토론토에 3-4로 패했다.


보스턴은 시작부터 거침없었다. 첫 17경기서 15승2패를 기록했다. 198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16승1패) 이래 가장 좋은 출발이었다. 디트로이트는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돌풍마저 보스턴의 그린몬스터(레드삭스 홈구장의 높은 외야 담장)에 막혀 좌절됐다.

보스턴은 지난해 10월 알렉스 코라(43)를 새 사령탑에 임명했다. 코라는 이전까지 한 번도 감독직을 수행한 적 없었다.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 연봉(2억2300만달러.약 2400억원) 팀으로선 의외의 선택이었다.

알렉스 코라는 14년간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했으나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았다. 주로 경기 후반 대수비로 기용됐다. 2007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지만 두 경기에만 출전했다. 타석에는 단 한 차례 섰고, 그나마 희생번트를 댔다.

하지만 국내 팬들에겐 꽤 익숙하다. 박찬호의 LA 다저스 시절 팀 동료였기 때문이다. 199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코라는 2004년까지 다저스에서 활약했다. 박찬호와는 4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보스턴은 왜 초보감독 코라를 선택했을까? 두 가지 흥미로운 이유를 유추해볼 수 있다. 코라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다. 지금도 겨울철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낸다. 대학은 미국(마이애미 주립대)에서 나왔다. 영어와 스페인어에 두루 능해 미국이나 남미 출신 선수들과의 소통에 유리하다.

또 하나, 현역시절 코라는 수비형 유격수였다. 유격수는 가장 폭넓게 야구경기를 관찰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작전 수행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 유격수 출신 감독들이 좋을 성적을 거두는 이유다.

국내 프로야구서 한국시리즈 4회 이상 우승을 기록한 감독은 김응룡, 김재박, 류중일 등 세 명뿐이다. 김재박과 류중일은 유격수 출신이다. 한화 이글스를 유일하게 우승으로 이끈 이희수 감독의 현역 시절(성남고-농협) 포지션도 유격수였다.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 감독은 LG 류중일 감독을 연상시킨다. 류중일 감독은 2011년 처음 삼성을 맡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삼성은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후 곧바로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전임 감독은 두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동열. 보스턴은 지난 해 AL 동부지구 1위를 차지했으나 포스트시즌 1차 관문서 좌절했다. 그러자 2013년 우승 감독이었던 존 패럴을 내쳤다.


지난해 6위에 그친 LG는 류중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24일 현재 성적은 3위로 꽤 괜찮다.
보스턴과 LG 두 유격수 출신 감독이 시즌 막판 손에 쥘 성적표가 궁금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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