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감동 이야기

[반려동물도 가족이다] "혼내기보단 칭찬으로 교육..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견 됐죠"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3 17:45

수정 2018.04.23 17:45

fn-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 연중캠페인
4.반려동물은 물건이 아닙니다 (8)식용견 구조 및 입양사례 릴레이 인터뷰
악마견으로 유명한 잭 러셀 테리어 '카작이' 입양한 이진씨
'카작이'는 보디가드.. "악명 높은 성격에 사고도 있었지만 강형욱 훈련사 영상 보면서 교육했죠"
"산에서 혼자 산책하는 어머니에게 이제 가장 든든한 친구가 됐어요"
입양엔 '희생' 필요
"가구는 망가지고 집도 비우지 못하고.. 동물 한마리가 삶을 바꿔 놓지요"
"그래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반려동물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3대 악마견' 중 하나로 불리는 잭 러셀 테리어 견종의 유기견 '카작이'를 입양한 이진씨
'3대 악마견' 중 하나로 불리는 잭 러셀 테리어 견종의 유기견 '카작이'를 입양한 이진씨

"'악마견'이라는 말은 지나치게 성격이 활달한 개를 보고 사람들이 붙인 별명입니다. 그런데 악마견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천사견으로 거듭날 수 있어요." 경기 수원의 청려원 동물병원이 임시보호하던 '카작이'를 입양한 이진씨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3대 악마견으로 꼽히는 잭 러셀 테리어도 훈련과 교육을 통해 충분히 천사견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씨가 입양한 카작이는 3년전 한 뒷산에서 버려진 채로 발견됐다. 반려동물 등록제에 등록돼 있지 않아 주인을 찾을 길이 없었으며 공고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 당할 운명이었다. 동물병원과 약국, 호텔링 서비스 등을 하는 청려원 동물병원을 통해 카작이는 새 가족을 찾았다.

[반려동물도 가족이다]

■유기견에서 가족의 든든한 보디가드로

이씨와 카작이와의 인연은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마곡동에 거주하는 이씨에 따르면 동네에 3년 전까지만해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당시 친구도 많지 않고 매일 혼자 뒷산으로 산책을 가는 어머니를 위해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다.

이씨는 "특히 겨울이 돼 해가 짧아지면 산책을 하는 어머니가 걱정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반려견을 입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족이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던 참에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대학교 동문으로 연락을 받아 산에 버려진 카작이를 처음 알게됐다"며 "처음보는 개였지만 뭔가 통한다는 느낌을 받고 충분한 생각 끝에 입양을 결정했다"며 웃었다.

현재 카작이는 이씨 가족의 든든한 보디가드다. 매일 이씨 어머니와 산책하며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개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모르는 감정이 있다"며 "물론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많지만 잃는 것보다 얻는 행복이 크기 때문에 계속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악마견은 편견...교육하면 천사견돼요"

이씨가 카작이를 입양할 당시 한가지 고민이 있었다. 높은 지능과 강한 체력, 심한 장난기와 고집 등을 가져 서양의 애견인들 사이에서 잭 러셀 테리어는 최고의 악마견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회화교육이 전혀돼있지 않아 혹시나 집에서 사고를 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이씨는 "잭러셀테리어는 원래부터 천재 악마견으로 알려진 데다 카작이는 기본적인 교육이 돼있지 않아 입양했을 경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면서 "처음 몇달 간은 실제로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내가 먼저 교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카작이의 사회화 교육을 위해 꾸준히 유튜브를 통해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의 반려동물 교육법을 공부했다. 그러면서 반려견에서 긍정적인 방식으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맞는 점도 배웠다. 그는 "처음에는 카작이가 잘못을 했을 때 큰 소리를 내며 혼내기도 했는데 강형욱 훈련사의 영상을 보고 난 후 칭찬의 힘을 알게 됐다"며 "잘했을 때 간식을 주며 칭찬을 해주고 못했을 때는 간식을 주지 않는 등 부정적이 아닌 긍정적인 방식으로 교육을 시키면서 카작이의 훈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도 가족이다]

■반려견과 함께하려면 '희생' 알아야

이씨는 반려견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려면 '희생'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려견을 들이기 전에는 충분한 경제적, 정서적인 준비가 돼야 한다"며 "개 한마리 때문에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집도 더러워지고 물건들이 망가질 수도 있으며 장시간 집을 비우는 것조차 신경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려견과 함께 한다는 것은 실제로 많은 시간적, 경제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반려견이 주는 행복, 소통, 교감 등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반려견을 전문 브리더로부터 분양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한 사람이 정말 좋아하는 특별한 품종의 개를 전문 브리더로부터 금액을 지불하고 분양받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돈을 주고 데리고 온 만큼 가치가 부여될 수도 있고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쓰게되고 그만큼 쉽게 버리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어떤 방법으로든 가족으로 들이기 전에 충분한 고민을 하고, 희생을 감수할 마음가짐이 있는지 스스로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이씨는 강조했다. 그러려면 보호자 본인의 생활환경, 주변환경, 미래 계획, 활동방식, 예산, 여유시간에 맞는 반려견을 찾아야 한다는게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반려견은 종류에 따라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종의 특성, 수명, 기질 등에 대한 지식을 사전에 숙지해야 한다"며 "같은 종류라도 성격이 다른 만큼 입양 전에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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