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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중단에 美日 환영메시지, 그러나 日은 "지켜보겠다" 선그어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1 11:35

수정 2018.04.21 11:35

북한이 21일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단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를 주목하는 시민들.
북한이 21일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단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를 주목하는 시민들.

북한이 21일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단키로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주요 정상들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일본은 혹시 모를 경우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단서를 붙이기도 했다.

북한은 20일 개최한 노동당 전원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핵실험이 이뤄졋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도 폐기한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6차례의 핵실험이 실시된 곳이다. 그만큼 북한 핵실험의 핵심지역이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고 주요 핵실험장을 철폐하기로 했다"며 "북한과 세계를 위한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은 5월~6월초에 진행된다.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만족스러울수록 일정이 앞당겨진다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북한의 결정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더 앞서가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도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 움직임"이라고 밝히면서도 "다만 중요한 것은 이런 움직임이 핵과 대량 파괴 무기, 그리고 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이를 확실히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핵포기 발언이 없었다며 "만족할 만한 발표는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서방 전문가들도 이같은 북한의 발표에 놀라움을 표하듯 "핵포기의 신호를 준 것"이라는 의견과 "완전 포기를 선언한 게 아니다"는 경계감으로 나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상당수 전문가들이 핵포기의 신호를 준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이지 이를 포기한 게 아니다"라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대릴 킴볼 무기통제협회 이사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최소 동결하는 방안에 준비됐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킴볼 이사는 "핵무기 실험 장소를 폐쇄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은 비핵화를 향한 매우 중요한 서약"며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19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라 북한 방문을 약속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서명과 비준을 확보하는데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 어떤 핵실험과 중장거리, ICBM 시험발사가 필요없어졌으며 북부 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마쳤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MIT 핵무기 확산 방지 전문가인 비핀 나랑은 "핵실험 장소를 폐쇄해도 대기 중, 또는 다른 장소에서의 실험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사일 시험발사는 우주발사체를 통해 계속 실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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