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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 프로 데뷔 첫 컷 통과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0 21:30

수정 2018.04.20 21:30

이승민
이승민
포천(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제38회 장애인의 날에 자폐성 발당장애를 겪고 있는 프로 골퍼가 깜짝 스타덤에 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승민(21·하나금융그룹)이다. 이승민은 20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몽베르CC 에떼·쁘렝땅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18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언더파 143타를 친 이승민은 공동 45위로 생애 첫 본선 진출의 꿈을 이뤘다.

이승민은 자폐성 발달장애 3급을 극복하고 지난해 투어 프로 자격을 취득했다. 프로 대회서 컷 통과는 비장애 선수들도 결코 쉽지 않는 관문이다.
작년 대상 포인트 2위에 올랐던 이정환(27·PXG)도 이번 대회서 그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그러니 이승민의 컷 통과는 하나의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이승민은 “경기를 끝난 뒤에도 컷 통과에 성공했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경기 초반 샷이 잘 되지 않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나아졌다. 이틀 더 경기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민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곧 바로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승민의 부친 이명열(현 일본 요코하마 총영사)씨가 당시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특수학교를 다닌 이승민은 처음에 아이스하키를 배웠지만, 비장애인과의 단체 활동에 적응하지 못한데다 잦은 부상까지 겹쳐 일찍 아이스하키를 그만 뒀다.

그리고 나서 골프를 만났다.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골프채를 잡을 때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장점도 또 있었다. 기억력이 좋아 코스를 잘 기억했다.
이후 꾸준히 골프에 정진한 이승민은 2014년 KPGA 준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다시 2년 8개월만인 지난해 6월 KPGA 투어프로 선발전에서 합격하면서 정회원 자격증을 획득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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