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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스마트폰 국내외 출고가 공개 엇갈린 반응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0 17:49

수정 2018.04.20 17:49

시민단체 “가격 인하 효과”.. 제조사 “실효성 없어 혼란”
80만원 이상 고가 대상.. “조사시점 환율 등 변해 가격 단순 비교는 무리”
5월부터 스마트폰 국내외 출고가 공개 엇갈린 반응

내달 2일부터 국내외 출고가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실효성을 두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는 국내외 출고가 비교로 국내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동통신사나 제조사는 정확도가 떨어져 실효성 없이 오히려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달 2일부터 국내외 출고가 비교공시를 확정했다. 이에 주요 스마트폰의 국내외 출고가를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출고가 인하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은 국내 스마트폰 출고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비싸다며 인하를 주장한 바 있다. 출고가가 공개되는 스마트폰들이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80만원 이상의 고가 단말기를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텐(아이폰X) 64GB 모델은 미국에서 999달러(약 106만원)였지만 국내에서는 이보다 약 36만원 더 비싼 142만원에 출고됐다.

정부에서는 주요 스마트폰의 국내외 출고가를 한눈에 비교하게 되면 확연한 차이가 보이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출고가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 이용자들은 대부분 통신비에 스마트폰 할부금을 포함시켜서 지불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출고가를 알기가 어려웠지만 국내외 출고가 공개를 통해 더욱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조사 시점에 따라 변동하는 환율과 각국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여력 등에 따라 단말기 출고가가 변하는데,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방통위가 국내외 단말기 출고가 비교에 대한 예시로 든 삼성전자의 갤럭시S8만 해도 환율에 따라 동일한 출고가임에도 원화로 계산하면 다른 사례가 등장한다. 캐나다의 경우 2017년 5월 11일 기준 96만9007원이던 갤럭시S8의 출고가는 2017년 9월 7일 기준 108만3448원으로 치솟는다. 이 사이 캐나다달러로 갤럭시S8의 출고가는 1169.55달러로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출고가가 변하지 않았음에도 조사시점의 환율에 따라 원화로 계산하면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가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환율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원화로 모두 단순 환산해 비교해버리는 것은 정확하지도 않을뿐더러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이통사의 마케팅 여력도 감안해야 할 요소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애플의 아이폰과 시장점유율 1,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출고가 변동이 아이폰과의 경쟁 정도에 따라 자주 바뀐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해외 이통사의 마케팅을 뒷받침하기 위한 판매장려금을 투입하고, 이는 출고가 인하를 위한 여력으로 작용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지 이통사가 출고가를 내리는 것은 제조사와의 관계나 시장에서의 경쟁상황 정도에 따라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출고가를 비교해 한국의 출고가가 높다고 이통사와 제조사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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