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정면돌파 택한 김경수 “경남지사 출마… 특검도 받겠다”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9 17:21

수정 2018.04.19 21:16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에 출마선언 취소 입장 바꿔
야권 진상규명 촉구 맹공.. 金 “당당하게 선거 임할것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경남지사 출마 일정을 돌연 취소하며 한때 '불출마'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정쟁 중단'을 촉구하며 공식 등판을 선언했다. 전 민주당원의 댓글조작 사건인 이른바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특검 수용 의지'를 피력하며 강력 대응했다. 다만, 야권은 김 의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어 향후 선거 과정에서도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金 "필요하다면 특검도 수용"

19일 김경수 의원이 6.13지방선거 경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을 바꾸겠다. 세상을 함께 바꿔가겠다"며 "경남도민과 함께 우리아이들에게 물려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겠다. 경남도민 여러분, 저는 오늘 다시 새로운 걸음을 내딛겠다.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경남지사에 도전장을 던졌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댓글조작 연루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오늘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쟁 중단을 위한 신속한 (댓글조사 의혹에 대한)수사를 촉구하고, 필요하다면 특검을 포함한 어떤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에서 제기하는 모든 의혹에 대해 남김없이 조사해주시기 바란다"며 "대신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 시켜 달라. 국민의 삶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더 이상 볼모로 삼지 말아 달라.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도 즉각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김 의원의 출마 선언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당초 오전으로 예정됐던 '출마 선언'을 돌연 취소하면서 각종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 의원은 경남도청 서부청사 앞 광장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 채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였지만 출마 선언을 불과 1시간 40여분을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김 의원 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 오전 10시 30분 예정되었던 경남도지사 출마선언 및 이후 일정이 취소되었음을 안내드린다"고 밝혔다.

소식이 전해진 뒤 각종 확인되지 않은 설들이 국회 안팎에서 난무한 가운데, 오전 한때 '압수수색 소문' 마저 돌면서 국회 의원회관의 김 의원실 앞은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고위전략회의'를 소집하고 김 의원의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긴박했던 과정에 대해 김 의원은 "한시가 급한 국정과 위기에 처한 경남을 더 이상 저와 연관된 무책임한 정치공방과 정쟁의 늪에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경남의 현실을 도외시 한 채, 정치공세로 날을 지새우는 일부 야당의 모습을 보면서 구렁텅이 속에서 경남의 변화와 미래를 이야기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었다"고 말했다.

■野 "댓글조작 특검 응하라"

야권은 드루킹 파문에 연일 공세 범위를 넓히며 맹공을 퍼붓고 있어 정국은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의 경남지사 출마에는 '특검 압박' 강도를 더욱 높였다.

현재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특검을 강력 추진중인 가운데 민주평화당도 동조하는 입장에서 김 의원의 출마에 민주당은 더이상 특검을 반대하기 힘들 것이란 공세가 잇따랐다. 김 의원도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쳐 여야간 특검 대립은 다소 무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김 의원 경남지사 출마 선언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민주당이 김기식 특검, 김경수 연루 의혹 드루킹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평했다.

홍 대표는 "김경수 의원의 출마를 반갑게 생각한다"며 "(김 의원이) 출마 안하면 드루킹 사건을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고 출마하면 여론조작 사건이 선거기간 내내 회자될 것이기에 며칠동안 곤혹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도 "만약 정부여당이 특검에 반대한다면 오늘 김경수 의원의 회견은 그야말로 '개인의 일탈'"이라며 여당의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의원이 필요시 특검에 응하겠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현 정권의 주특기인 '쇼'가 아니라면 청와대와 민주당은 즉각 특검에 응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드루킹 관련 수사를 맡은 경찰을 강하게 압박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에는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드루킹 사건'을 경찰이 축소.은폐하려 한다고 압박했고 바른미래당도 당 댓글조작대응 태스크포스(TF) 차원에서 나서 경찰 수사를 비판, 특검을 통한 수사를 촉구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