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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이영화] 18년만에 재개봉하는 '박하사탕'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9 15:18

수정 2018.04.19 15:18

박하사탕
박하사탕

멀리 보이는 터널을 앞에 둔 철길에 위태롭게 선 한 남자. “나 다시 돌아갈래!” 그의 절박한 외침은 우리 영화사에서 오랫동안 회자된 명장면이다. 2000년 새해 첫날 개봉한 영화 ‘박하사탕’(사진)이 18년만에 다시 스크린에 걸린다. 4K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다.

영화 ‘박하사탕’은 설경구와 문소리라는 걸출한 배우를 발굴한 영화이자 이창동 감독의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작품. ‘박하사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순수로의 귀환’이다. 마흔살 김영호(설경구)의 20년 세월을 7개의 중요한 시간과 공간으로 거슬러가는 ‘박하사탕’은 김영호의 삶을 관통하는 80년 5월 광주의 트라우마를 통해 역사의 상처가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내밀하게 보여준다.

1999년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개막작에 선정됐던 이 영화는 2000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는 등 세계 최고의 영화제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밀양’(2007년)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은 두번째 장편영화인 이 작품으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절규에 이어 주인공 영호가 1999년 봄에서 2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시작하는 첫 시퀀스부터, 첫 주연작이었던 설경구와 문소리의 순수하고 풋풋한 모습은 우리의 시간도 되감을 듯하다.

이창동 감독은 ‘밀양’과 ‘시’(2010년·각본상 수상)에 이어 올해 8년만의 복귀작 ‘버닝’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다시 한 번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지금까지 연출한 총 6개 작품 중 5편이 칸에 진출하게 된 셈이다. 26일 재개봉.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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