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임종석 "남북 비핵화 성과 기대…한반도 평화 기회 찾아와"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7 17:26

수정 2018.04.17 20:57

남북정상회담 준비상황 설명
北 김정은 위원장 부부 中예술단 공연 관람
북중 新밀월관계 돈독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20일 개통되고, 서훈 국가정보원장이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정상회담 전 평양 방문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또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와 관련, 남북간 교감이 이뤄지고 있으며 포괄적으로 비핵화 문제도 일정부분 성과가 예상돼 한반도를 둘러싼 대화국면이 무르익고 있다.

■비핵화 포괄적 합의 기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7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비핵화에 포괄적 합의를 이루지 않겠느냐는 생각인데, 북한 비핵화 확인은 지난번 특사단이 갔을 때의 차원과 정상 간 명문화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며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확인하는 부분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합의가 아닌 북.미 회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어떤 내용을 합의할 수 있을지는 몇 번 논의가 필요하고, 상당히 어려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또 남북정상회담이 급속도로 성사되면서 비핵화, 평화정착, 남북관계 지속 발전 등 핵심의제 위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임 실장은 "북쪽과 조율한 상태가 아니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과거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때처럼 많이 담지는 않을 생각"이라며 "중요한 핵심의제에 집중해서 북.미 정상회담이 길을 찾아간다는 전제로 (이뤄질 것)"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껄끄러웠던 관계를 청산하고 신(新)밀월 관계가 강화돼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국빈급으로 예우한 데 이어 김 위원장도 부인 리설주와 중국 예술단 공연을 관람하는 등 북·중이 한반도 정세변화에 관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둘째줄 왼쪽 두번째)과 부인 리설주가 지난 16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중국 예술단의 발레무용극 '붉은 녀성중대'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둘째줄 왼쪽 두번째)과 부인 리설주가 지난 16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중국 예술단의 발레무용극 '붉은 녀성중대'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中 예술단 공연으로 북.중 밀착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소외되던 중국이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중 친선을 새로운 높은 단계로 올려 세우며 관계 복원에 나섰다. 김 위원장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통의 우방국인 중국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화답하고 있다.

최근 두 차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에서 북측의 예우가 눈에 띄게 다른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왔을 때는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북·중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중국 예술단 단장으로 방북했을 때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한 것이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함께 지난 16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중국 예술단의 발레무용극 '붉은 녀성중대'를 관람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쑹 부장이 방북하던 날인 지난 13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평양국제공항에서 쑹 부장 일행을 맞이한 데 이어 중국 예술단 숙소를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14일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쑹 부장을 접견한 후 쑹 부장을 비롯한 중국 예술단 구성원들과 성대한 연회를 마련했다. 리설주 여사는 14일 중국 예술단 공연을 혼자 본 후 16일에는 김 위원장과 함께 관람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중국 예술단의 이번 평양방문이 조.중 친선의 전통을 계승하고 더욱 공고발전시키는 데 의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쑹 부장도 "시진핑 동지가 김정은 동지와 이룩한 공동 합의를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며 "두 당 최고 영도자들의 의도를 받들어 문화예술부문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교류를 심화시켜 중.조 친선을 훌륭하게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한 몸값 높아져
올 들어 북한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잇달아 성사시키면서 몸값이 높아지자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속 패싱(배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북한의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은 "중국이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던 김 위원장과 지난달 말 정상회담을 열고 최고 국빈 대접을 한 것은 동북아에서 북한의 위상이 크게 달라진 것"이라며 "중국이 경제발전을 추구할 땐 북한이 열외자였지만, 중국의 패권주의가 부상하면서 미국 등과 무역마찰 속에 북한의 몸값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도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군이 필요한 상황으로 제재국면에서 배신감을 느꼈던 중국과 새로운 관계를 설정이 필요했다.
이 같은 이해관계가 맞아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중 친선이 새로운 높은 단계로 올려 세워졌으며, 김 위원장은 이번 공연에서 북.중 문화교류를 발전시키는 문제를 언급하기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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