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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뛰고 환율 하락.. 믿었던 수출에도 '먹구름'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7 17:23

수정 2018.04.17 17:23

시리아발 중동정세 불안에 6월 OPEC 추가감산 가능성.. 일각선 배럴당 100弗 관측
韓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미국의 환율 절상 압력까지.. 원.달러 1000원 붕괴 전망도
국제유가 뛰고 환율 하락.. 믿었던 수출에도 '먹구름'

최근 대내외 정치적 리스크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수출전선에 돌발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시장개입 내역 공개를 요구하며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촉발한 가운데 시리아발 중동정세 악화로 국제유가도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은 국내 기업들의 원가부담 확대 및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여지가 높다. 이 같은 정치리스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단기에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당분간 외환.상품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0원(0.65%) 떨어진 10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3일 1082.70원(종가 기준)을 기록했던 환율은 한 달여 만에 15원가량 하락했다.


남북한 화해무드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영향이 원화강세 기조를 이끌었다. 여기에 미국의 환율절상 압력이 더해지면서 환율하락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문제는 하락 폭이다. 일각에선 환율이 1000원대를 하회할 가능성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외환당국으로선 구두개입,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의 조치도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다. 추후 우리 측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가 확정되면 환율 하락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수출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환율이 1% 하락할 경우 국내 총수출은 0.51%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인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의 업종에서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과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원화절상 압력으로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는 오는 11월까지는 외환.상품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보다 우리 외환당국의 환율방어 역량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변동성 확대 시 투기세력이 더 적극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이달 초 배럴당 67.64달러였던 브렌트유 가격은 16일(현지시간) 배럴당 71.42달러로 상승했다. 시리아 공습 등으로 중동정세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다 오는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추가 감산조치가 나올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해외 일각에선 배럴당 100달러 상승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면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세에 진입할 경우 내수, 투자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의 배럴당 80달러 상승 시 소비와 투자는 각각 0.81%, 7.5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역시 단기적으로는 수출단가 상승 효과가 더 크지만 유가 상승기에 진입한 6분기 이후부터는 원가상승 부담으로 수출을 감소시키는 악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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