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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러스트벨트'를 가다] 페북·구글·애플 한동네 살게 한 ‘스탠퍼드의 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7 17:10

수정 2018.04.17 17:10

<3부> 기업유치가 해법 1. 기업이 살아야 지방경제가 산다
'지역대학→연구인력→혁신성장' 산학연 제대로 보여준 두 사례
[대한민국 '러스트벨트'를 가다] 페북·구글·애플 한동네 살게 한 ‘스탠퍼드의 힘’

고급인력 확보가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실제 세계 유수의 산업단지는 대학이나 연구단지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많다.

스탠퍼드대학이 1953년 스탠퍼드 연구단지를 만들고 실리콘으로 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을 대거 유치한 것이 그 유명한 실리콘밸리의 탄생 배경이다. 실리콘밸리는 현재 미국 경제의 중심으로 등극했다. 스탠퍼드는 MIT, UC 버클리대학과 달리 초기부터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을 상업화했다. 당시 공대 학장이었던 프레드릭스 터만 교수는 대학의 넓은 땅을 첨단산업 기업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지역 기업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의 공동연구 및 교수와 학생의 창업을 지원했다.


1959년 미국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UNC)를 연결한 삼각지대 중심에 전 세계 최대 연구단지 RTP가 조성됐다.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대학 졸업생의 타 지역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 내 고용창출을 위해 민간 비영리법인 RTF를 설립, 연구단지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이 결과 2011년 당시 IBM, 제너럴일렉트릭(GE) 등 177개 기업이 입주해 3만8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1959년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의 1인당 소득수준은 미국 전체 48개 주 가운데 47위에 불과했으나 RTP 조성을 계기로 발전을 거듭해 소득수준 10위권에 진입했다.

일본 아이치현에 위치한 세계적 규모의 자동차산업 클러스터인 도요타시는 1938년 도요타자동차 본사 공장 건설 이후 완성차·부품업체 집적을 통해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54년 공장유치장려조례를 제정, 자동차산업 중심 도시발전전략을 수립했고 5만여명의 인구는 2010년 현재 42만3000여명으로 늘어나며 자동차산업 침체에도 호황기에 적립해 놓은 지자체 기금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재정자립도(1위)를 유지했다. 1981년에는 4년제 단과대학인 도요타공업대학을 설립해 산업 핵심인력을 양성했다.
2002년에는 도요타 인스티튜트를 설립하는 등 차세대 자동차산업을 위한 신기술 개발 및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교토는 교세라, 닌텐도 등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공한 후에도 여전히 이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이 지역 내에서 우수한 인적자원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역 내 대학이 실용적 연구능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실질적 산학연계 구축을 위한 교육제도 정비, 외국대학 캠퍼스 유치 등 주력 및 연관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이병철 차장(팀장) 김아름 김용훈 예병정 박소연 장민권 기자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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