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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구’ 아역들의 연기 투혼, 감동으로 물든 촬영장

입력 2018.04.17 15:07수정 2018.04.17 15:07

‘덕구’ 아역들의 연기 투혼, 감동으로 물든 촬영장

배우 이순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덕구'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 중이다. 벌써 25만 관객이 '덕구'가 전한 웃음과 감동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순재는 물론 아역배우들의 연기 열정까지, 촬영장을 감동으로 물들인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해져 눈길을 끈다.

'덕구'에서 가장 많은 눈물샘을 터뜨리는 장면은 엄마를 찾아나선 덕구가 할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해 웅변을 하는 씬이다. 사실 이 장면을 촬영할 때는 그 해 마지막 한파가 왔을 때였다. 스태프들은 어린 정지훈의 건강을 염려하며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길 권했다.

엄마가 나간 후 옷을 사줄 여유조차 없는 할배의 손에서 자라나고 있는 손주들이기 때문에 얇은 옷에 소매도 올라와 있는 설정이어서 그 걱정은 더했다. 하지만 정지훈은 “감독님, 덕구는 추운지도 몰랐을 거 같아요. 그럼 덕구의 마음을 잃어버릴 거 같아요”라며 한파를 버틴 상태로 웅변장면을 마쳤다. 그런 정지훈의 열정으로 탄생한 웅변장면은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뜨리는 명장면으로 완성됐다.

덕구의 동생 덕희의 매력도 간과할 수 없다. 촬영 당시 스스로 시나리오를 읽지 못하는 5세의 나이로 덕희의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해낸 아역배우 박지윤은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기도 하다. 박지윤은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본능적으로 덕희에 몰입하여 출연하는 모든 장면에 관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덕구’ 아역들의 연기 투혼, 감동으로 물든 촬영장

그러나 실제로는 이순재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했던 여배우 그 자체였다고 한다. 늘 시나리오를 손에 놓지 않으며 대사를 되뇌는 이순재에게 “왜 자꾸 했던 말을 계속해요?”라고 말하여 대배우를 폭소케 했다. 마트 촬영 때 장난감을 보며 눈을 반짝이는 박지윤을 보며 이순재가 “뭐 하나 골라봐. 할아버지가 사줄게”라고 했더니, “할아버지는 돈 없잖아요. 서울에 가면 집에 장난감 많아서 괜찮아요”라고 대답하며 쿨하게 거절하는 면모도 보였다는 전언.

촬영이 끝난 후엔 MBC드라마 '돈꽃'의 대기업 회장으로 등장한 이순재를 보고 “할배가 부자됐다”라며 가장 기뻐했다. 이런 천진난만한 매력이 영화 속 덕희의 모습으로 그대로 표현되어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또한 영화 '덕구'에서 절대 놓쳐서는 인물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소녀 안젤라다. 덕구 가족이 다시 모일 수 있게 하는 비밀의 키를 쥔 안젤라 역의 루루 역시 '덕구'가 데뷔작이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가진 소녀가 이번 작품을 위해 삭발을 감행하고 영화 촬영을 했는데, 자신의 머리가 없어진 것에 대한 슬픔은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소녀 특유의 해맑음으로 스태프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루루는 인도네시아 장면의 마지막 연기를 하면서 복받치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덕구할배를 포옹했는데, 시나리오에도 없는 연기임에도 이순재는 그 마음에 함께 동화되며 자신도 모를 감정을 표현하게 됐다. 촬영을 마친 후 방 감독이 루루에게 “어떻게 갑자기 안았어?”라고 물어보니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를 할아버지잖아요. 그래서 안게 됐어요”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진심을 담아낸 배우들과 감독, 그리고 스태프들의 노력을 통해 '덕구'는 올해 최고의 감동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