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국회의원 90명 불법후원’ 황창규 KT 회장 경찰 소환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7 10:02

수정 2018.04.17 10:02

국회의원 90여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황 회장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황 회장은 이날 경찰에 출석,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경찰 조사에 충실히 임하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황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KT가 임직원 명의로 19, 20대 국회의원 90여명에게 회사 자금 4억3000여만 원을 불법 후원한 과정에 관여한 혐의다. 앞서 경찰은 황 회장이 불법 후원을 지시한 정황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고 황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KT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 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법인이나 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도 불법이다.

경찰은 황 회장을 상대로 쪼개기 후원 지시 여부와 후원의 목적 등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황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에는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들도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일부 의원들은 후원금이 회사 자금인 사실을 알고 돌려줬으나 일부는 알면서도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루된 의원이 90여명에 달하면서 이번 사건이 KT의 조직적인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수사대상인지는 아직 판단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KT 법인 자금인지 알고 받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KT 황창규 회장 경찰 출석/사진=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KT 황창규 회장 경찰 출석/사진=연합뉴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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