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천만 예약 영화'오니 천원 인상?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6 17:10

수정 2018.04.16 17:10

[기자수첩] '천만 예약 영화'오니 천원 인상?


마블 10주년을 맞은 올해 '클라이맥스'로 이름을 붙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 대한 기대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25일 국내 개봉을 약 열흘 남겨둔 16일 현재, 이 영화의 예매율은 이미 80%를 넘어섰다. '천만예약 영화'로 불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어벤져스'를 향한 대중의 사랑이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대형 멀티플렉스들의 도미노 요금 인상 배경에 '어벤져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최근 CGV를 시작으로 롯데시네마까지 영화티켓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메가박스도 머뭇거리고 있지만, 조만간 요금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극장가의 영화 관람료 인상은 꽤 오랫동안 만지작거린 카드였다.

2009년과 2014년 그리고 2년 전인 2016년 좌석별 가격차등제를 도입하면서 '영화표 1만원' 시대로 진입했지만 물가와 인건비 상승, 지속적인 투자 등으로 요금인상이 '부득이함'을 여러 차례 말해왔다. 특히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건비가 각 사별로 연간 1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멀티플렉스측 얘기다.

그럼에도 눈치를 봐왔던 요금 인상을, 그것도 비수기인 봄 시즌에 전격 단행한 데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어벤져스' 전작들은 각각 707만, 1049만명 관객 동원에 성공한 흥행 보증수표다. 요금인상 이후 증권가에서 일제히 멀티플렉스 실적개선 보고서가 쏟아졌다. 참여연대가 "이제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가 개봉한다. 관객이 몰릴 만한 시점에 앞서서 가격을 맞춰서 올리는 것 또한 괘씸한 행태"라고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고물가 시대, 1000원 인상은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극장측은 지난해 평균 영화티켓 가격이 7800원대라고 하지만 사실 영화 관람객이 가장 몰리는 주말 프라임 시간대 요금은 1만원이 넘고, 팝콘과 음료까지 곁들일 경우 1인당 비용이 2만원에 육박한다.
물론 물가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었던 영화관마저 부담스러워진다면 이거야말로 안타까운 일 아닐까.

yjjoe@fnnews.com 조윤주 문화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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