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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법조인]김미애 법무법인 한올 대표변호사 “소외 여성·아이 위해 무료변론”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7:37

수정 2018.04.11 17:37

10대에 취업해 생계 꾸려 29세에 야간법대 입학해
사법연수원 첫월급 기부 부산지역 인권변호사 활동..성폭력 피해자 법률적 지원
[화제의 법조인]김미애 법무법인 한올 대표변호사 “소외 여성·아이 위해 무료변론”


"저처럼 꿈을 꿀 수 없을만큼 지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변호사가 됐어요"

인권 변호사로 평가받는 김미애 법무법인 한올 대표변호사(48.사법연수원 34기.사진)는 11일 "지독한 가난으로 10대 때 꿈을 잃고 사회생활을 하던 중 20대 말에 대학을 가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는 처음부터 변호사의 꿈을 키운 건 아니었다. 어릴 적 장래희망은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였다. 그러나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꿈을 포기했고 10대 후반~20대 중반 대부분을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겨우 생계를 연명했다. 17세 때 차비가 없어 학업을 중단한채 부산의 한 공장에 들어갔지만 야근이 너무 고통스러워 도망쳐 나왔고 22~23세 때 잡화판매점 점원을 하다가 25세 때는 초밥집을 운영했다. 그러던 그가 26세 때 신앙을 회복한 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자괴감을 느꼈고 28세 당시 그간 모은 돈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를 하며 처음으로 조손가정 소녀를 도왔다.


이후 29세에 야간법대에 입학한 그는 35세의 늦은 나이로 사법연수원에 들어가 첫 월급인 100만원을 제3세계 불우어린이 돕기에 전액 기부했다.

김 변호사는 "기독교인으로서 '제가 잘 할 수 있고 좋아하고 사회에 유익한 일이 과연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간절히 기도하고 수능 공부를 했다"면서 "일찍 발을 들여놓은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로 자주 부당함을 당해 약자를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변호사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그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고 명시한 변호사법 제1조를 가슴에 새기며 한올 소속 변호사 및 직원들과 함께 공익소송에 나서고 있다.

김 변호사는 "한올을 설립한 지 1년 조금 지났는데 소외된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무료 변론을 여러 건 진행중"이라며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의 초심을 잃지 않도록 큰 그림을 그리고 매순간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들으면서 한올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 외에도 부산변호사회 수석부회장 및 인권위원장을 겸직하며 동료변호사와 부산시민을 위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인권보호가 필요한 비행소년.미혼모 등과 관련한 입법 및 개선 활동, 부산 인권센터 설립을 위한 활동 등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부산변호사회 소속 성폭력 피해자 법률지원단 단장을 맡아 '미투(Me Too)' 운동을 지원하는 등 법률구조 활동을 펴고 있다.


김 변호사는 앞으로 목표에 대해 "한올은 적어도 의미 있는 공익활동을 한해 1~2건씩 꾸준히 해나가는 한편 같은 뜻을 가진 여성변호사들이 더 많이 모여 준공익법인을 만들 것"이라며 "편견의 벽에 부딪혀 상처받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그 벽을 뚫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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