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대한민국 '러스트 벨트'를 가다]‘방직도시’ 스페인 포블레노우는 어떻게 스마트시티가 됐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7:09

수정 2018.04.11 21:10

<2부> 지역정책 '절반의 성공'(1)지식산업 대도시 쏠림
[대한민국 '러스트 벨트'를 가다]‘방직도시’ 스페인 포블레노우는 어떻게 스마트시티가 됐나

[대한민국 '러스트 벨트'를 가다]‘방직도시’ 스페인 포블레노우는 어떻게 스마트시티가 됐나


구도심 재생은 도로.교통 등 기존 인프라와 공동체 가치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구도심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250개 혁신 거점 도시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전 국토의 균형 발전을 가져가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전통 제조업 도시였다가 첨단 도시로 거듭난 스페인 포블레노우, 미국 시애틀 아마존 캠퍼스, 팩토리 베를린 등을 주요 혁신 거점도시 사례로 참고했다.

■포블레노우, 방직도시에서 ICT 중심도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부 동남쪽에 위치한 포블레노우는 1960년대 전까지 바르셀로나 최고의 방직산업 집적도시로 유명했다. 1960년대 이후 탈산업화 등으로 인해 공장들의 이전 러시가 이어졌다.
1963년부터 1990년까지 포블레노우 지역의 1300여개 공장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됐다.

스페인 정부는 2002년 '22@Barcellona 프로젝트'를 통해 주거, 문화 등 도시 환경을 개선하면서 미디어.ICT.에너지 등 혁신창출이 가능한 지식 집약형 클러스터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기존 공업 전용 지역을 주거 및 리서치센터, IT, 미디어 등의 지식기반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으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뒀다.

먼저 도시 상업지구와 연결되는 간선도로를 설치하고 트램.버스 등 대중 교통망을 정비했다. 통신망 등 스마트시티를 위한 기반 시설도 조성했다. 교통과 통신이 편리해지자 5년 만에 925개의 기업이 몰려 들었고, 총 3만2478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를 냈다.

팩토리 베를린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베를린 미테 지역의 낡은 양조장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스타트업부터 신생기업, 투자전문회사, 대형 IT기업들이 함께 입주하여 노하우 공유와 상생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세운 일종의 공동 작업 공간이다. 창업 지원시설이 생기자 인구가 모였다. 인구가 모이니 사무 공간 수요가 늘면서 주변 지역이 활성화됐다.

■서울 성수.구로, 굴뚝도시서 벤처.게임 메카로

제조업이 떠난 지역을 지식산업이 채우는 도시들은 서울에도 있다. 성수와 구로가 게임 등 벤처와 연구개발(R&D)을 위한 지식산업단지로 살길을 찾은 대표 도시다. 서울숲역에서 뚝섬역을 거쳐 성수역에 이르는 성수 상권은 과거 구두.원단.가죽을 다루는 공장과 창고가 밀집한 곳이었지만 기존 수제화 거리와 갈비 골목 외에 최근 개성 있는 카페들과 공방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낡은 공장과 창고의 모습을 그대로 두면서 새로운 문화예술 복합공간.커피숍 등이 들어선 것이 꼭 뉴욕 브루클린의 모습을 연상시켜 '서울의 브루클린'이라고도 불린다. 뉴욕 브루클린도 전통 공업지역이었던 미국 뉴욕 브루클린도 최근엔 문화도시로 탈바꿈해 미디어와 영화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성수는 삼표레미콘 공장이 오는 2022년 이전하고 이 지역이 공원으로 재탄생하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구로는 공장 밀집지대의 낙후된 이미지를 게임산업으로 극복했다. 구로공단은 20년이 흘러 G밸리로 탈바꿈했다.
최근까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더 고무적이다.

국내 게임업계 1위 넷마블이 4000억원을 들여 G밸리에 지하 7층~지상 39층 규모의 지스퀘어를 신축하고 있다.
지스퀘어는 게임박물관.R&D센터.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 구로 지역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허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 이병철 차장(팀장) 김아름 김용훈 예병정 박소연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