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삼성증권發 후폭풍] 삼성證 리포트 고작 2건, 증권사들 제식구 감싸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0 17:14

수정 2018.04.10 17:14

입다문 증권사 왜
목표가·투자의견 변경 전무, 업계 "손실 계량화 어려워"
조사 앞두고 몸조심
금감원 업계전반 조사 진행, 동병상련 쉬쉬하는 분위기
삼성증권의 주식배당 사고에 대해 증권가 리서치센터가 조용하다. 이번 사안을 분석한 보고서(리포트)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증권의 손실을 계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삼성증권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는데도 업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전체로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몸을 사린다는 시각도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주식배당 사고 발생 이후 삼성증권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발행한 증권사는 케이프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2곳에 불과하다.


이들 증권사의 보고서도 이슈에 대한 단편적 설명이나 업종분석 과정에서 삼성증권 사고를 언급하는 정도에 그쳤다. 물론 삼성증권 주식에 대한 목표가나 투자의견을 변경한 증권사도 없다. 삼성증권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 및 전망이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주식배당 사고가 국민적 관심을 모으며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으나 정작 내부 분위기는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침묵하는 동안 삼성증권 주가는 3거래일간 10% 넘게 하락했다.

업계는 사고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데다 숫자로 계량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관련 보고서 발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분석보고서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미치는 계량화된 내용 위주로 작성하는데, 이번 사안은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향후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나 소액주주의 피해 구제액 등이 확정돼야 주가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관련 사고는 '평판 리스크'로 봐야 하며, 수익구조가 바뀌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기업에 미칠 영향을 계량화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관련 보고서가 적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펀더멘털 요인은 연기금 거래중단 정도가 있는데,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너 리스크' 등 투자심리에 대한 보고서도 발행된 사례가 있는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과징금을 포함한 징계가 예상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삼성증권 수익성에 영향을 줄 악재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증권사들이 소극적인 것은 '제 식구 감싸기'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전직 증권사 연구원 출신인 한 인사는 "금감원이 삼성증권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에 대한 점검도 하고 있기 때문에 소속 연구원들이 보고서를 쓰기는 당연히 어렵다"며 "같은 증권업종이라 당연히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증권사에 대한 보고서는 원래 적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식배당 사고) 관련 리포트는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일반 투자자들의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삼성증권 주식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증권사들이) 눈치를 보면서 사안에 대해 소극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일반 주주들의 피해도 있는 데다 업계의 신뢰성 및 도덕성과도 연결돼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삼성증권 주식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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