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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러스트벨트'를 가다]축구장 13배 크기의 연구센터 지역에 만든 한국타이어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7 13:29

수정 2018.04.17 13:29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6년 대전에 축구장 13개(연면적 기준) 크기의 연구센터를 지었다. 투자금액만 5000억원 규모다. 제조공장이 아닌 연구센터를 지역에 건립한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산업이나 지역경제 연구자들에게 조차도 한국타이어 사례는 이례적이었다. 모든 대기업들이 본사나 연구센터를 수도권에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타이어는 반대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 "산학연 협력이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국내 제조 공장이 신탄진 등 충청도권에 있는 것도 고려요인이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대전의 연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서였다.

대전은 기업 연구소와 대학들과 협력에 유리한 지리적 위치다. 한국타이어의 종합연구센터 수준은 아니지만 기업들의 연구소들도 있고 카이스트와 충남대 등 고등교육기관들도 상존한다. 한국타이어는 지자체나 외부의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연구 네트워크를 구성, 활용하고 있다.

충남대와 산학협력이 대표적이다. 김 부사장은 "충남대에 타이어 관련 석사 과정을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가 먼저 제안한 협력이었다. 한국타이어 박사급 연구자들이 직접 강사로 나가기고 한다. 그는 "산학 협력으로 우리에게 맞는 인재를 길러 낼 수 있는 방법이 열렸다"며 "현재는 연구센터 인력 등을 해마다 15명씩 보내지만 앞으로는 외부 학생으로도 범위를 넓힐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이스트와도 지난해 업무협력을 맺고 카이스트 교수들의 연구분야와 한국타이어 연구센터의 과제 등을 교류하기도 했다.

주변 기업연구소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기업연구소장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협력 분야에 대해 논의도 한다. 김 부사장은 "자생적으로 필요에 의해 산학연 협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창기에는 걱정도 있었다. 김 부사장은 "과연 우수한 연구인력을 수도권이 아닌 대전에 유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려는 기우였다. 현재 600여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해마다 추가로 70~80여명의 연구인력을 뽑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 1000여명까지 인력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근무환경과 직원 복지에 많은 신경을 썼다. 독신자 숙소와 사택을 준비했고 사내 어린이집,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개인 헬스트레이너도 지원했다.
김 부사장은 "한국타이어 연구센터는 규모와 시설면에서 독보적이기 때문에 대학 등에서 투어를 자주 온다"며 "투어를 한 연구인력의 지원이 많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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