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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해외 대기획 2탄] 허허벌판을 행정·문화 중심지로..하노이에 '한국형 신도시' 건설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4 17:00

수정 2018.04.04 21:50

[건설 한류 현장을 가다] (8) 대우건설 베트남 하노이 THT '스타레이크' 시티
미개발지 많은 하노이, 최고 입지에 신도시 조성
북쪽에 외교단지.행정타운..8개 중앙부처 이전 앞둬
부지 동쪽엔 오페라하우스, 문화예술허브 역할 기대
대우건설 100% 지분 가진 베트남 THT가 사업 주도
금융위기 등 딛고 수출 성과
대우건설이 지난 2016년 분양한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1차 빌라. 지난해 이미 입주를 시작해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김용훈 기자
대우건설이 지난 2016년 분양한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1차 빌라. 지난해 이미 입주를 시작해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김용훈 기자

【 하노이(베트남)=김용훈 기자】 베트남 하노이 구도심의 호안끼엠호수에서 북서쪽으로 15분을 달렸을까. 눈앞에 잘 정비된 너른 땅이 펼쳐진다. 하노이 사람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서호(西湖)를 접하고 있는 이곳,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형 신도시'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는 '스타레이크'다.

[fn 해외 대기획 2탄] 허허벌판을 행정·문화 중심지로..하노이에 '한국형 신도시' 건설

■대우건설이 짓는 베트남 행정.문화 중심지

스타레이크는 대우건설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개발 중인 한국형 신도시다. 이를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넓고 좋은 땅이 어떻게 그대로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대우건설 베트남 THT(떠이호떠이) 법인 신재훈 과장은 "서울로 치면 옛 강남권 개발에 견줄 만하다"고 설명했다.

'하노이의 강남'이란 그의 말은 스타레이크에 가까워질수록 실감이 났다. 하노이 인구는 약 760만명이다. 하노이시 전체 면적은 3300㎢로 서울(605.21㎢)의 5배가 넘지만 이 인구가 실제로 생활하는 지역은 호안끼엠호수 주변의 구도심과 메찌신도시 정도다. 서울의 자치구 3개가량을 합친 면적에 불과하다. 나머지 공간은 아직도 허허벌판이다.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 신도시 개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개발되지 않은 하노이의 벌판 중에서도 스타레이크는 단연 최고 입지를 자랑한다. 면적은 총 186만3000㎡(186.3㏊)로 여의도의 3분의 2 수준이다. 노이바이공항과는 16㎞, 구도심과는 5㎞ 떨어진 도시 정중앙이다. 서쪽은 하노이 메인도로인 링로드 2번이 지나고, 북쪽으로는 넓이 60m의 간선도로가 지난다.

무엇보다 스타레이크는 베트남의 외교, 행정, 문화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북쪽에는 외교단지가 조성되고 있는데 향후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15개국 대사관이 옮겨올 예정이다. 중앙 행정타운에는 8개 중앙부처가 들어선다. 전대암 대우건설 베트남 하노이THT 법인장은 "정부기관의 3분의 1이 이곳에 자리잡게 된다"고 말했다.

부지 동쪽 18만9000㎡에는 베트남 최초의 오페라 전용극장 탕롱 오페라하우스가 조성돼 문화중심지 역할도 하게 된다. 또 4만5000㎡ 규모의 인공호수를 비롯해 이미 조성을 마친 평화공원과 공사 중인 우정공원 등이 주변에 있다. 오토바이 매연이 심각한 하노이에선 최고의 '에코신도시'인 셈이다.

■금융위기 등 극복한 '한국형 신도시 수출'

이 사업은 처음과 끝을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초의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사업주체는 대우건설이 지분 100%를 가진 베트남 THT 법인이다. 첫 삽을 뜬 것은 2012년 11월이지만 사업 기획까지 치자면 벌써 20년이나 됐다.

총사업비 22억달러(약 2조4880억원), 추진 중인 1단계 사업비만 12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알려졌지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우건설이 처음 베트남 정부와 하노이시에 처음으로 신도시 개발사업을 제안한 것은 지난 1996년이다. 베트남 당국도 반겼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2006년 베트남 투자기획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사업이 재개됐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당초 컨소시엄을 함께 꾸렸던 다른 건설사들이 손을 들고 사업에서 빠졌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이 사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2011년 모든 지분을 확보, 단독사업으로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 기공식과 함께 1단계 사업이 닻을 올렸다.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게 느껴졌다. 대우건설 내부에서 "대단하다"는 찬사가 나올 정도다. 베트남THT 현지 직원은 "내부에서조차 10년이란 긴 세월 동안 돈 한푼 나오지 않는 사업을 접지 않고 기다렸다는 사실에 놀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드디어 매출이 발생했다. 1차 빌라 분양 덕분이다.
진행 중인 4차 빌라와 아파트는 분양은 지난 10년이라는 세월을 보상받기에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 법인장은 "1차 빌라의 반응이 상당히 괜찮았다.
진행하고 있는 4차 빌라는 가격 책정을 보다 공격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상업용 부지도 현지 업체를 비롯해 대만.일본 투자자, 국내 대기업 등과 매각.투자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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