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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병 환자가 행복한 호주를 가다] "한국인들 식습관 빵으로 바꾸면 1형 당뇨병 발생 확률 높아져"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3 17:03

수정 2018.04.03 17:03

[인터뷰] 토털당뇨병케어 내분비내과전문의 '제인 오버랜드'
통화.이메일 진료 활발
(상) 호주 정부, 1형 당뇨병 환자 적극 지원
토털당뇨병케어 내분비내과전문의 '제인 오버랜드'
토털당뇨병케어 내분비내과전문의 '제인 오버랜드'

【 시드니(호주)=정명진 의학전문기자】 호주 시드니 중앙상업지구에서 남서쪽으로 7.5㎞ 가량 교외로 향하자 '덜위치 힐(Dulwich Hill)'지역에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언뜻 보기엔 그냥 단독주택만 쭉 이어져 있었다. 현관문 옆 문패에 '토털 당뇨병 케어(total diabetes care)'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지 못했으면 그냥 지나쳤지도 모른다. 이 곳이 바로 당뇨병 환자의 프라이빗 케어센터다. 호주 공립병원에서는 환자를 15~20분 가량 진료한다면 이 곳 토털 당뇨병 케어는 환자가 원하면 1시간 가량 진료해준다.

토털당뇨병케어 내분비내과전문의 제인 오버랜드(사진)는 주 3일은 이 곳 토털 당뇨병 케어에서, 3일은 공공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의 환자 중 90%는 1형 당뇨병 환자였다.

닥터 제인은 "1형 당뇨병 환자는 질환 뿐 아니라 일상 관리(데이 투 데이)가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당뇨병을 보는 의사 중에서도 1형 당뇨병을 잘 아는 의사에게 케어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1형 당뇨병은 환자의 영양상담과 교육 등 의사의 토털케어가 중요하다. 2형 당뇨병과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2형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가 많기 때문에 1형 당뇨병 환자들도 이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특히 1형 당뇨병 환자는 하루동안 혈당의 최고치와 최저치가 높지 않은 원만한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1형 당뇨병은 부모 중에 당뇨병 환자가 없어도 발병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원인 유전자를 몸 속에 지니고 있다가 트리거(이벤트에 대한 반응)가 생기면 발현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이 늘어나면서 성인이 돼 1형 당뇨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그는 "밀가루가 트리거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식습관을 시리얼이나 빵으로 바꾸면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서구화된 식생활이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토털 당뇨병 케어'에서는 환자와 통화나 이메일로 진료하는 '텔레메디신(원격의료)'도 활발히 하고 있다. 하루 중 대면 진료를 6~10명, 텔레메디신을 6~10명 가량 진행한다. 환자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텔레메디신으로 진료를 받는다.

텔레메디신이 가능한 것은 환자가 연속혈당측정(CGM)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연속혈당측정의 기록을 컴퓨터를 이용해 미리 전송해놓으면 의사가 환자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접속해 혈당을 체크하게 된다. 이 때 변화가 있으면 인슐린 용량 증가나 감소 등 진료 지시를 하고 일상적인 처방도 할 수 있다.
또 일상 중에 혈당의 변화가 생기면 환자가 요청해 텔레메디신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 환자들도 3개월에 한 번 가량 대면진료를 진행한다.


닥터 제인은 "1형 당뇨병 환자들은 소아 환자가 많고 소아 때 발병한 사람들이 많아 2형 당뇨병 환자에 비해 젊은 편"이라며 "이들의 경우 대부분 학교나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매번 병원을 방문하기 힘들어 텔레메디신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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