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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러스트벨트'를 가다]지방소멸 위기, 기업이 해답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7 13:29

수정 2018.04.17 13:29


연령별 인구 순이동 추이
권역 0-9세 10-19세 20-29세 30-39세 40-49세 50-59세 60세 이상
수도권 -0.9 -9.1 3.5 51.1 -9.4 -12.9 -14.7 -9.4
중부권 41.4 6.1 1.9 -4.6 10.7 8.4 10.2 8.6
호남권 -15.5 1.1 -2.1 -18.1 -1.1 1.7 2.3 0.6
영남권 -39.7 -0.3 -3.8 -29.1 -4.2 -0.4 -0.5 -1.3
(자료=통계청)
[대한민국 '러스트벨트'를 가다]지방소멸 위기, 기업이 해답
대도시로 인구가 유출되면서 많은 지역이 소멸위기에 직면했다.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중 58%가 최근 15년동안 인구가 감소했고 이 중 35%는 30년안에 소멸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주인구를 늘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 핵심은 '기업'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작은도시에서 성장한 사례가 많다.
스타벅스가 태어난 도시 시애틀은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의 본사로도 유명하다. 1970년대 까지 시애틀 경제의 중심은 보잉이었지만 당시 경기 침체와 함께 베트남전 전비 지출 감소, 우주사업을 떠받들고 있던 아폴로 프로그램 마무리로 회사 수익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시애틀 직원의 3분의 2를 감원했다. 보잉에서 감원된 사람들은 다른도시로 가지 않고 시애틀에 남아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이는 스타벅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후 시애틀에 또 한번의 부흥기를 가져다줄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다. 2010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미국 워싱턴주 벨뷰에서 시애틀 도심으로 본사를 옮긴 것. 시애틀은 이후 일자리 4만 개, 임금 257억달러(7년6개월간), 연간 방문객 23만 명, 연관 고용창출 5만3000명, 연관 직·간접 투자 380억달러, 인구 11만 명 증가 등으로 미국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 중 하나가 됐다.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저서 '작은도시 큰 기업'에서 "(해외에서) 작은도시에 살면서도 만족스러움과 여유로움을 느끼는 것은 도시는 '작은' 도시지만 그 속에는 세계적인 '큰' 기업이 있다"라며 "탄탄한 산업 기반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고수하고 지켜나가는 지역민들의 문화는 다시 기업에 창의적인 영감을 제공한다"라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주도 사업 '한계'
국내에서도 기업이 성장하면서 도시도 동반성장하는 경우를 찾을 수는 있다. 국가기간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던 강원 남부지역이 1980년대 후반부터 쇠퇴함에 따라 인구감소와 지역공동화 현상에 따른 전반적인 지역 침체를 야기했다. 1998년 강원도 정선군에 하이원 리조트가 설립돼 스키·골프·카지노·리조트·호텔 등의 복합리조트가 들어섰다. 2013년 기준 임직원수 2863명인 이 리조트로 인한 경제 활성화로 지역주민에게 경제적 자립을 유도했다. 폐광지역 출신 지원자에게 채용시 1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지역인력 고용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나주시 인구는 1960년대 중반 인구 25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편중된 산업화에 따른 인구 이탈 및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2013년 11월 기준 8만7000여 명으로 인구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국토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조성된 나주 혁신도시에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16개 공공기관 이전과 대단위 주택단지가 들어서며 반전이 일어났다. 인구 유입이 가속화 돼 2016년 인구 10만을 회복했고 지난해 말에는 인구 11만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지난 2000년 인구 11만 선이 붕괴된 이후 18년 만이다.

한전이 입주를 마치면서 나주는 물론 광주와 전남 지역경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 협력사들이 혁신도시 내에 사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유명 프랜차이즈도 속속 입점하고 있다.
약 2500억원에 달하는 한전과 계열사의 임직원의 임금 중 20%만 소비하더라도 연간 500억원의 새로운 소비 시장이 창출되는 셈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사례는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싹 튼 것이 아니라 모두 정부 주도의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중앙부처 주도의 하향식 사업은 지역별 특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라며 "획일적 사업으로는 지역별로 상이한 고용여건과 지역고용시장의 문제에 대해 맞춤형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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