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37년 전 잃어버린 3살 아들, 직접 찾아줬으면…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2 14:30

수정 2018.04.02 14:30

1981년 세살 때 잃어버린 아들은 이제 마흔살이 됐다. 세월이 흘러 2명의 딸을 더 얻었고 모두 장성해 훌륭한 삶을 살고 있지만 어머니의 마음 한 구석 허전함은 여전히 달랠 길이 없다. 어머니는 아들이 어디선가 건강히 살고 있을 것이라 믿고 지금도 아들이 찾아주기를 기대하는 마음 뿐이다.

2일 경찰청과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고석봉군(당시 3세)은 1981년 8월 2일 경기 동두천시에서 사라졌다. 당시 어머니 박모씨는 석봉군이 또래에 비해 말이 늦자 교회 주일학교에 보내기 위해 할머니 집으로 보냈다. 하지만 석봉군을 돌보던 막내 삼촌이 잠시 한눈을 판 새 석봉군은 집을 나섰고 이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석봉군 가족은 온 동네를 뒤졌고 경찰도 수색에 나섰지만 석봉군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이후 박씨의 삶은 오로지 아들을 찾는데 주력했다. 주변을 수소문하고 시설도 직접 방문하며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을 통해서도 찾아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박씨는 “석봉이가 실종되고 단 하루도 제대로 잠을 자본 적이 없다”면서 “석봉이가 체격이 좋고 키가 큰 편이었다. 오른쪽 눈 밑에 손톱으로 긁힌 흉터도 있다”고 당시 인상착의를 전했다.

박씨는 인쇄소를 하는 오빠의 도움을 받아 전단도 숱하게 뿌렸다. 하지만 수십 년이 흐르면서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다. 무엇보다 박씨가 가장 답답한 것은 별다른 제보조차 없다는 것이다. 1981년 당시 의정부시의 한 다방에서 석봉군으로 보이는 아이가 여성 둘과 함께 있는 것을 봤다는 제보가 마지막이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무려 37년이 지나면서 석봉군은 마흔 살이 됐다. 석봉군이 실종될 당시 둘째 딸을 품에 안았던 박씨 부부는 이후 셋째 딸을 하나 더 가졌다. 하지만 첫째 아들을 잃은 슬픔은 대체할 수 없었다. 박씨는 “석봉이 밑으로 두 딸이 있다. 큰 딸이 태어나자마자 석봉이를 잃어버려 두 딸들은 오빠의 얼굴도 모른다”며 “형편이 어려워 석봉이를 찾는 일조차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교회를 찾고 신앙에 기대기 시작하면서 원망하는 마음은 많이 줄었지만 고령에 쇠약해지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이제는 아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자신을 찾아줬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박씨는 “당시 석봉이가 하얀 티셔츠에 노란색 반바지를 입고 흰색 타이즈를 신고 있었다”며 “분명히 어디선가 건강하게 살고 있을 것 같은데 석봉이가 우리를 찾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1981년 8월 2일 경기 동두천시에서 사라진 고석봉군(당시 3세) /사진=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1981년 8월 2일 경기 동두천시에서 사라진 고석봉군(당시 3세) /사진=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