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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이 공연] 29년만에 만나는 오페라 마농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9 17:14

수정 2018.03.29 17:18

[yes+ 이 공연] 29년만에 만나는 오페라 마농

평범한 시골 소녀와 귀족 기사의 격정적 사랑을 그린 오페라 '마농'(사진)이 29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선다.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첫번째 작품으로 선택한 '마농'은 화려하고 관능적인 작품이자 가장 프랑스적인 오페라로 불린다.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의 자서전적 소설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가 원작으로, 프랑스 작곡가 쥘 마스네의 대표작이다.

사치와 향락, 화려한 삶을 동경하는 평민 출신의 소녀 마농과 귀족 출신 기사 데 그리외와의 사랑은 그 처음부터 비극을 품고 있었다. 사랑과 유희를 욕망하는 젊고 매혹적인 마농의 짧고 뜨거웠던 질주는 결국 남자들의 욕망 안에서 스러진다. 마스네는 마농의 열정과 비극을 화려하고도 관능적인 음악으로 피어냈다.


낭만적인 음악과 18세기 파리의 화려한 문화를 보여주며 프랑스 오페라 미학의 절정으로 꼽히는 작품이지만 '마농'을 국내 무대에서 보기는 쉽지 않았다. 총 5막에 달하는 대작에 프랑스어 대사와 노래가 자유자재로 어우러져야 하는 만큼 국내 무대에서 완성도 높게 표현되기 쉽지 않아서다.

그렇기에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뱅상 부사르는 강렬하고 화려하면서도 절제미가 돋보이는 세련된 프랑스식 무대를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작은 대사의 운율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무대를 만들어가는 그는 무엇보다 오페라 '마농'의 극적 속도감과 젊음의 무모함이 가진 비극성에 주목한다. 특히 마농이라는 여성을 상황에 따른 피해자가 아닌, 자신의 치명적인 매력의 힘을 휘둘러 원하는 것을 얻고자 했던 강한 여성으로 그려낼 계획이다.

고난도의 테크닉과 드라마틱한 성량, 다양한 색깔의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을 열정의 주인공 마농 역은 루마니아 신예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소프라노 손지혜가 맡았다.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는 21세의 어린 나이로 2009년 볼로냐 시립극장 푸치니 '라 론디네'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뒤 프랑스 오페라 전문 소프라노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손지혜는 말 그대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최고의 소프라노로 2004년 이탈리아에서 푸치니 '라 보엠' 무제타 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뒤 유럽과 국내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야외오페라 '동백꽃아가씨-라 트라비아타'에서도 주역으로 활동했다.


마농과 우연한 만남으로 불같은 사랑에 빠지는 기사 데 그리외는 스페인 출신의 테너 이즈마엘 요르디와 테너 국윤종이 번갈아 선다. 공연은 4월 5~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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