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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한국당 겨냥 "사람 소모품으로 쓰면 안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9 14:38

수정 2018.03.29 16:37

"洪대표가 나에게 줄 명분 없어"
"한국당, 지도부와 소통-이해관계 조율 고장나"
"한국당 초재선과 토론회 참여할 것..출마와 무관"
김병준, 한국당 겨냥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사진)가 자유한국당의 인재영입 방식과 관련, "사람을 소모품으로 쓴다"고 비판했다.

특히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 대해서도 "홍 대표가 저에게 줄 명분이 없다"며 "지금 홍 대표와 얘기한다고 그게(명분이) 나올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영입 카드로 거론되던 김 전 교수가 한국당의 인재영입 방식과 홍 대표에 대해 비판하면서 김 전 교수가 당장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기 보다 지방선거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교수는 지난 26일 팟캐스트 방송 녹화를 통해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서 내일 무엇을 맡아달라고 하면 안된다"며 "최소한 시간을 가지고 우리와 같이할 사람인지 저를 테스트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보수정당으로서 한국당의 현실을 지적하며, 인재영입 방식을 비판했다.

김 전 교수는 "다양성과 자율을 인정하는 시스템이 보수인데 한국당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 있음에도 저 당은 메신저로서 기능을 상실했다"며 "그냥 '사람을 불러라' 하면 아무나 불러다가 '다음날 출마하라'고 하는데 그건 사람을 소모품으로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는 사실상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계획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한달전만 해도 출마해보자는 생각이 강했다"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생각이 약해지고 어느 순간에 이번 선거에선 내가 이기고 지고 싸움에 함몰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이 김 전 교수를 토론회에 초청한 것과 관련, 김 전 교수는 "서울시장 출마와 관계없이 토론을 하자면 어떤 정당이든 간다"며 수락했음을 밝혔다.

한국당 의원들과의 토론이 사실상의 면접이란 지적에 김 전 교수는 "국가가 어디로 가느냐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지금이 아니라면 다음에라도 쓸 수있다. 이번에 (출마를) 해야하나"라고 반박했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가 아니어도 지방선거 이후 언제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교수는 홍 대표가 만나서 조건과 명분을 조율하자고 할 경우를 묻는 질문에 "적당한 조건도 없고 홍 대표가 (저에게) 줄 명분이 없다"며 "그 명분은 국민이 느껴야 한다. 지금 홍 대표와 얘기한다고 그게 나올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한국당은) 지도부와 소통이라든가, 이해관계 조율이 다 고장이 난 것 같다"며 "그래서 저같은 사람이 나서 동의를 구하고 같이 고통을 겪으며 이야기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지방선거가 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교수는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는 계속되는데 굳이 이 선거에 이기고 지고를 다 걸 필요는 없다"며 "선거 뒤에도 얼마든지 당을 치료하고 고칠 계기가 있다"고 말해 지방선거 이후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 전 교수는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질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기도 했다.


한국당에선 김 전 교수가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함께 문재인 정부와 본격적인 대척점을 이룰 수 있는 중도성향의 인사라는 점에서 영입 카드로 검토했지만, 김 전 교수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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