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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타석 홈런 쏜 강백호, 김재현 21개 기록 넘어설까?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7 17:03

수정 2018.03.27 17:03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에서 최동원상 수상한 고교특급
이승엽, 김태균도 못 깬 고졸신인 21호포 가능성
서울고 유정민 감독 “영리한 몸통스윙이 장점, 20개 그 이상도 가능”
서울고에 재학중이던 지난해 강백호는 '2017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이 수여하는 최동원 선수상을 받았다.
서울고에 재학중이던 지난해 강백호는 '2017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이 수여하는 최동원 선수상을 받았다.

2018 프로야구 개막을 하루 앞둔 날 밤. 베테랑 선수들도 개막일을 맞이하면 긴장한다. 하물며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에게는 길고 가슴 두근거리는 밤일 수밖에 없다. 서울고 유정민 감독은 강백호(19.kt)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통화를 마친 유 감독은 "얘가 내일 일 내겠구나"라는 예감을 문득 가졌다.
강백호는 전혀 긴장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강백호에겐 타고난 스타 기질이 있다. 서울고 1학년 때인 2015년 11월 4일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서 고척돔 개장 1호 홈런을 때릴 때도 그랬다.

그 많은 선수들이 출전했는데 놀랍게도 1학년 선수가 국내 첫 돔구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강백호는 6번 1루수로 출전했다. 지난 24일 가진 프로 첫 데뷔전은 8번 좌익수였다. 강백호는 0-2로 뒤진 3회 초 첫 타석서 좌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상대 투수는 지난 해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KIA).

1998년 조경환(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20년 만에 나온 고졸 선수의 프로 첫 타석 홈런이었다. 유정민 감독의 예감이 맞아 떨어진 것. 유 감독은 "워낙 특별한 선수여서 큰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쯤에서 예상해 볼 수 있는 질문. "강백호가 24년 묵은 김재현의 홈런 기록을 깰 수 있을까?" 김재현은 신일고를 졸업한 첫 해인 1994년 21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고졸 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다.

이듬해 이승엽(당시 삼성)이 13개, 2001년 김태균(한화)이 20개를 때려냈으나 김재현의 기록을 넘어서진 못했다. 고졸 신인 타자에게 21개의 홈런은 마지노선인가? 강백호가 그 선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흥미롭게도 유정민 감독과 한국 최고의 타격 이론가 김용달 KBO 육성위원의 견해는 엇갈린다.

우선 김용달 육성위원의 전망. "두 자리 수는 분명 넘길 것으로 보인다. 파워와 공격적 기질을 타고났다. 하지만 몸쪽 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앞으로 투수들의 견제가 시작되면 20개까지는 어렵다고 본다." 김용달 육성위원은 1994년 시즌 김재현을 가르친 LG의 타격코치였다.

유정민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백호는 팔 힘으로 치지 않고 하체를 이용한 몸통 스윙을 한다. 투수들의 견제에 적응할 만큼 영리하다. 20개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하다." 유정민 감독은 LG의 스카우트를 지내기도 했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낡은 공을 때리고도 120m 이상의 비거리를 냈다. 프로에서 새 공을 사용하니 수원 야구장 전광판을 맞출 만큼 타구 비거리가 늘어났다. 이 놀라운 신인 타자의 한계는 누구도 모른다. 어쩌면 24년 묵은 숙제를 해결할 적임자일지도.

여기서 유정민 감독의 바람을 하나 더 소개한다. 강백호는 고교 때까지 외야 수비를 해보지 않았다. 외야수보다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활용하면 어떨까. 강백호는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였다.
불펜 투수를 겸해서 이른바 '2도류'로 기용하면 더 좋을 듯하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도 일본에서 그렇게 했다.
강백호는 최고 투수에게 주는 '2017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최동원 선수상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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